9월 수능 모의고사가 오늘 시행된다. 다들 9월 모의고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을 것이다. 이 성적이 수능까지 간다는 말은 어느새 진리처럼 되어버린 듯 한다. 이 성적으로 수시 원서 접수를 할 것이다. 잘 보면 지원하는 학교를 높이겠지만, 못 보면 자신의 눈높이보다는 안정지원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떨리고 걱정된다. 잘 봐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 수시 원서 접수가 때로는 참 독이다. 원서 접수를 하면서 수능 등급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도 있는데, 이 전형만 노리는 경우가 특히 문제이다. 원서 접수를 하면, 우리는 붙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부푼다. 그러면서 수능 공부는 더는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 ‘1차에 합격만 하면 면접으로 나는 붙여주겠지.’ 이 기대는 우리 수험 공부를 망치는 지름길 중에 하나다. 원서를 넣으면서 동시에 EBS 책들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말로는 본다고 하는데, 눈으로만 보고 머리에는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접수를 하고 나서는 학교별 시험을 보러 다녀야 한다. 수능 시험 전에 보는 면접과 논술 등을 일정을 맞춰서 여기저기 보러 다니다 보면, 당연히 공부는 점점 할 시간이 줄어든다. 그리고 시험 시간이 2시간이라 해도 준비시간, 이동시간, 지쳐서 돌아와서 쉬는 시간, 들뜬 시간 등을 다 합치면 공부가 참 안 된다. 황금 같은 공부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당연히 수능 최저가 없는 전형을 덜컥 붙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떨어졌을 때를 생각해보자. 갑자기 정시를 공부하기엔 너무 많이 벗어났다. 나는 붙을 것 같다는 기대심리도 좀 그렇다. 경쟁률은 몇십대 일에 달한다. 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접자. “안 붙어도 정시로 갈 데 많다.” 이런 자신감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늘 정석대로 공부하라는 말을 한다. 수능 최저가 살짝 높아 보이는 학교로 준비하라고 한다. 꼼수를 부리지 말라고도 한다. 중요한 건 정말 공부를 잘하는 것이다. 경쟁률도 정시와 수시의 그 차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수시는 너나 나나 다 써본다. 당연히 너무나 높다. 게다가 이번엔 몇 개 학과를 제외하고는 가?나?다군을 분할해서 모집하지도 않는다. 정시 경쟁률은 더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아직 수능을 본 것도 아닌데, 낮춰서 수시로만 가기에는 아깝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수능 안 보고 대학 가고 싶은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끝이 가장 힘들다. 마지막 두 달이 2년보다 더 길게 느껴질 것 같아, 지금 끝내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좀 학교에 쉽게 가고 싶다. 그런데 하늘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노력한 자에게 복을 준다. 공부하던 대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 하는 걸 잊지 말자. 잘되면 좋지만, 또 안되었을 때 너무 어려운 길을 외줄 타듯 타지 말자. 정시를 끝까지 준비하자. 수능을 잘 보면, 수능 최저 높은 전형도 정시도 그 어디로든 갈 수 있다. 꼼수 없는 정석대로의 공부가 입시의 가장 큰 해답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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