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을 이끄는 유재학(51) 감독이 세계 무대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의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2014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72-89로 패배했다.지난달 30일과 31일 열린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앙골라와 호주에 잇따라 진 한국은 이날도 패배해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D조 최하위다.또다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D조 최하위로 밀려났지만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경기감각이 떨어져 있었던 탓에 조별리그 1차전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던 한국은 이날은 한층 경기력이 살아난 모습이었다. FIBA 랭킹이 31위인 한국은 랭킹이 13위로 훨씬 높은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전반 내내 대등하게 맞섰다.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찬스를 만들었고, 이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또한 끈끈한 수비로 슬로베니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전반이 끝날 때 한국은 슬로베니아에 불과 1점차(39-40)로 뒤졌다.유 감독은 "마음이 달라져서 선수들의 몸놀림이 좋아진 것이다. 첫 날보다 둘째날에, 둘째날보다 오늘 적응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적응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잘 하고 있다.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경기했을 때, 돌아와서 경기할 때 보여준 것이 있어 믿음이 있다"고 전했다."부딪혀보지 않았다가 하니 어려운 것"이라고 말한 유 감독은 "자꾸 부딪혀보니 적응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래서 국제무대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날 김종규, 이종현 등 젊은 빅맨들의 움직임이 좋았던 것도 한국에는 희망을 안겨주는 요소였다.국가대표 가운데 유일한 대학생인 이종현은 12득점 5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블록슛도 4개를 곁들였다. 김종규는 4점에 그쳤으나 수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두 선수는 4쿼터 막판에 덩크슛을 꽂아넣으며 분위기를 잠시 끌어올리기도 했다.유 감독은 "이종현이나 김종규 모두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며 "(이)종현이도 대학에서 편하게 농구하다가 대표팀에 와서 해보니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몸으로 부딪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당초 왼 팔꿈치 물주머니가 터지는 부상을 당해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문태종은 이날 출전을 강행, 8점을 올리며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유 감독은 "문태종은 출전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괜찮다고 했다. 오전에 훈련에 나와 뛰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8점을 넣기는 했지만 문태종은 유 감독의 눈에 차지 않는 모양이었다. 유 감독은 "문태종이 수비 쪽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결정적인 슛들이 들어가줘야 영양가 있는 슈터다. 그런 부분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이날 선발 라인업에 다소 변화를 준 유 감독은 "앞으로도 경기를 해야 한다. 우리는 12명을 모두 넣는 경기를 한다"며 "처져있는 김태술, 허일영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빅맨들은 노장과 신예를 조화시켜 투입해봤다"고 밝혔다.전반이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후반은 다소 아쉬웠다. 한국은 3쿼터에서 슬로베니아의 외곽포에 당하면서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유 감독은 "실책이 아쉽다. 실책으로 인해 점수차가 벌어졌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전술보다 수비에서 미세한 실책이 나온 것이 아쉬웠다. 그렇게 준 점수가 15점 이상"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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