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부글부글 끓고 있다.박영선 위원장은 6·4지방선거와 7·30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무너진 당을 이끌어갈 `다크호스`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됐지만 최근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두 차례나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서 책임론에 휩싸여 왔는데 이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과 유가족의 3차 면담까지 무산되면서 세월호 사태가 장기화 수순에 접어들자 박 위원장의 사퇴공방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당시 의총에서는 세월호 정국에서 중요한 원내협상을 이끌어가야 할 원내대표로서 비대위원장까지 겸직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김한길·안철수 지도부가 전원 사퇴함에 따라 박 위원장이 유일하게 남은 선출직 지도부로 법적 정통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별다른 진통 없이 비대위원장직에 올랐다.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다들 (독배를) 마시라고 하니 마시고 죽겠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를 꾸릴 시간도 없이 세월호특별법 협상테이블에 올랐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이 8·7합의와 8·19합의를 잇따라 거부하면서 그의 리더십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비대위원장직이 진짜 `독배`가 된 셈이다. 다수의 의원들은 앞선 두 차례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대해 "협상은 잘못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실제 박 위원장의 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비대위원장이나 원내대표 모두 이어갈 동력을 상실했다"는 입장과 "의총에서 추대해놓고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 엇갈린다.박 위원장의 유임을 주장하는 쪽에선 "박영선 위원장 다음에 누구를 내세울 것이냐"며 인물부재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퇴를 주장하는 쪽에선 "130명 국회의원을 가진 당에서 비대위원장 하나 못세우면 말이 되냐"고 반박하고 있다. 이미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박병석, 원혜영, 유인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지난 1차 합의 이후 당 내부적으로는 박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공개적으로 이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2차 합의마저 무산되고 새누리당과 유가족의 3차 면담까지 무산되면서 사태가 장기화 수순에 접어들자 박 위원장의 사퇴공방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중진의원들은 2차 합의안이 거부된 후 지난달 22일 회동을 갖고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분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고 이를 박 위원장 측에 전달했다. 29일 2차 회동에서는 구체적인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가만히 있어서 되겠느냐"는 강경한 목소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원혜영 의원은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진의원들을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비대위원장하고 원내대표를 분리해 복합체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 하는 공감대는 조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대위원장-원내대표직 분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표면적으로는 문책성이 아니라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겸직하는 것이 비상한 시국에 정치적 부담이 지나치다는 이유지만, 사실상 두 차례의 협상실패에 대한 책임추궁 차원이라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중진모임뿐 아니라 초·재선 의원들도 박 위원장에게 이 같은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추석이 지나고 나면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물러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의원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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