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세월호 특별법에 꽉 막혀 `개점휴업`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 의사를 거부한 채 일단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지난 1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면담이 결렬된 데 대해 단원고와 일반 유가족들의 의견 차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내 추인 보류가 가로 막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정국 파행의 책임이 새정치민주연합과 유가족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정 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혁신공감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통화에서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기국회가 개원했지만 의사일정도 합의하지 못한 채 파행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거부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은 유가족들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인 만큼 새누리당의 양보보다는 각각 입장 정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3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의 중재 의사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갖고 해야 하는데 만나는 것만으로 사안이 단순하지 않다"며 "굉장히 복잡다난하고 이해당사자가 많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야당도 솔직히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고, 유가족들 입장도 단원고와 일반인 유가족들의 생각이 엇갈린다. 물로 치면 흙탕물이 가라앉아야 정돈이 될 것 같다"며 "조금은 가라앉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면서도 부단한 대화와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이 나타나서 중재가 됐을 거면 진작 됐을 것"이라며 "조금 시간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런 일은 완전히 꽉 막힌 것 같아도 절대 안 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석 전 세월호 특별법 해결을 요구하면서 압박에 나섰지만 사실상 새누리당은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는 분위기와 함께 당내 강경 목소리가 점차 커지면서 유가족들의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3차 협상 결렬 이유에 대해 "앞으로 협상을 위해 양보하고 드릴 게 있을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에 부족함이 없는 안이 우리 안이다. 더 이상 유족 측이나 야당에 줄 수 있는 건 위헌 가능성이 높은 것 밖에 없어서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에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된다면 우리 모두 패배자가 될 것이다. 야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들도 한 발짝 물러서서 타협점을 찾아 주시길 정말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