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한인이주 150주년 광복절 기념 `고려인 아리랑제`를 위해 유명옥 한국전통음악치유협회 이사장이 `비로비잔 아리랑공연예술단`을 결성, 지난달 13일부터 18일까지 5박6일 동안 현지에서 공연하고 하바롭스크와 비로비잔 지역 고려인 동포사회를 탐방했다.비로비잔고려인아리랑공연예술단은 한국전통음악치유협회 유명옥 이사장, 공주아리랑보존회 남은혜 회장, 아리랑치유협회, 영남전통예술진흥회 여현주 이사장, 정성자, 이창원, 정명갑, 신경옥, 고재현, 국악자격협회 이천지부 이민구 지부장, 강희자, 장현순, 정순덕,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인영 후원회장 등으로 이뤄졌다. 고려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몰도바·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등 독립국가연합 내에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용어다. 스스로를 중국동포 `조선족`과 구별하여 고려인이라고 부른다.러시아 이주는 1863년 농민이민으로 시작되어 을사늑약 이후 연해주는 의병들의 항일운동 메카가 되었다. 그러나 1937년 구 소련시대 스탈린이 연해주에 살고 있던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고, 유대인들은 러시아 극동지역 맨 서쪽 늪지대로 한겨울에는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비로비잔으로 내몰아 세계적으로 유일한 유대인 자치지구(Jewish Autonomous Oblast)를 형성하였다. 아무르 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으며 비로 강과 비잔 강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비로비잔으로 사용하고 있다. 유대 자치주는 주 정부 청사가 있는 비로비잔과 스미도비치, 아므르젯, 레닌스크, 오블리치예, 이렇게 5개 도시가 모여서 한 주를 형성하고 있다. 면적은 3만6300㎢, 인구는 22만명 정도로 인구 밀도가 낮은 편이며 비로비잔 주 정부가 있는 이곳에는 인구 8만5000여명 중 유대인들은 15~20% 정도밖에 되지 않고 러시아인들이 대부분이다. 매년 13개 소수민족 거주지 민속축제가 개최되는데 고려인은 400여명 정도뿐이므로 그들을 위로하러 갔다. 이번 행사는 비로비잔 주 80년 기념 및 광복절 기념으로 비로비잔 시와 한인협회 초청으로 이루어졌다.유명옥 박사(음악치유학)는 한국전통음악치유협회 이사장,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이수자, 전북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 이수자로서 `아리랑 선무`를 발표했다. 러시아 한인이주 150주년 광복절 기념 조국방문 시 2차례에 걸친 아리랑 공연에 이어서 이번 비로비잔아리랑공연예술단 단장으로 비로비잔을 방문했다. 유명옥 명창은 "고려인의 상실감을 알게 되고 나서 우리 모두에게는 잊을 수 없는 비로비잔아리랑 공연이었다. 또한 우리는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러시아에서 고려인 동포들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그리고 아리랑으로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체험하고 왔다. 아리랑이 민족사의 고난을 치유하는 모티브를 제공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구소련은 고려인들에게 모국어 사용을 금지하여 2세부터는 모국어도 구사할 줄 모른다. 구소련이 해체되었지만 중앙아시아 지역 고려인은 무국적을 해결하고자 러시아인과 결혼이 선호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말은 거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바롭스크 교육원에서는 `한국어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그래서 단원들이 리허설을 하는 동안 같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고려인과 의사불통으로 소통이 잘 안 되어 안타까워하였다. 15일 본 행사에서 러시아, 한국, 북한 3국 대표와 동포들, 외국인들이 아리랑제가 개최되는 비로비잔 문화회관에 모였다. 필자는 한국을 대표하여 인사말을 했다. "오늘 세계 속의 한국이 있기까지는 해외 동포들의 항일운동이 뒷받침되었음을 조국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독립군의 후예인 고려인들을 우리는 잊고 살았습니다. 고난과 눈물로 이루어 놓은 비로비잔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 희망의 땅이 될 것을 믿습니다. 내년에는 남북한이 만날 수 있는 러시아에서 손을 잡고 아리랑을 부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유명옥 명창이 15일 비로비잔고려인아리랑제에서 부른 비로비잔아리랑은 다음과 같다."치르치크 강이 좋다더니 날 가라하네. 날 가라하네 날 가라하네 돌아가라네. 목화밭 내집은 놔두고 몸만 나가라네. 어무이 아부지 놔두고 비르비잔 왔다네. 러시아 사마리아 비로비잔에 왔다네. 그러나 돌아가고 싶어도 갈수없다네. 어무이 아버지 다시는 볼 수 없다네." 묵계월 선생의 제자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남은혜 명창은 미주 및 중앙아시아, 북간도 동포들에게 `치르치크아리랑`과 `북간도아리랑`을 헌정한 인물이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유네스코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실크로드아리랑 축제` 등의 해외 공연을 통해 아리랑의 다양성을 동포사회에 알려 왔다. 지난 6월12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친 `렉처 남은혜·아리랑` 공연에서는 통성의 메나조 긴소리를 열창, 청중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어 8월 초부터 문체부와 전통문화진흥공연예술원이 후원하는 렉처 아리랑 `판 아리랑`의 창덕궁소극장 첫 무대를 장식하였다. 남은혜 명창은 "이번 러시아 아리랑 공연은 나에게 3번째가 되는 아리랑 공연이다. 치르치크아리랑은 2012년 8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치르기스스탄 등지를 방문하면서 고려인의 이주역사를 접하게 되면서, 러시아 150주년 이주 기념으로 고려인들에게 헌정하기 위해 3년 동안 준비한 창작아리랑이다. 연해주로 이주해 온 고려인이 러시아 정부 정책에 의해서 1937년 중앙아시아 동토의 땅으로 내몰렸지만, 민족의 고난과 형벌같은 극한의 혹한을 강한 생명력으로 극복한다. 황무지를 개척하고 한인집단농장을 경영, 노력영웅이 된 소련 내 소수민족 가운데서도 가장 교육열이 높고 잘사는 민족으로 뿌리를 내렸다. 이러한 고려인의 생명력을 치르치크아리랑으로 노래했다. 이번 비로비잔아리랑제에서도 치르치크아리랑을 불러서 많은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얼싸 아라리요. 수십년전 이 고장에 와 우리가 심은 백양나무 자라 치르치크 풍년벌을 지켜오며 우거진 녹음은 농부들의 쉼터되었네. 오늘도 쉼참에 거기 모여있구나. 목화따는 꽃나이 처녀들아 풍년벌 탐스러워 흥겨워하느냐. 조선처녀 우즈벡처녀들아 돔부라를 타는 우즈벡 처녀들아. 어쩌면 그리도 잘타느냐 고려민요. 치르치크 아라리요 아리랑 아라리요."고려인돕기운동본부 박정열 사무국장은 "내년 3월1일 한겨레아리랑연합회와 고려인돕기운동본부가 연해주에 가서 삼일절에 `2015 연해주 고려인 아리랑제`를 개최할 것이다. 이 행사를 위해 오는 11월 고려인돕기 후원회의 밤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