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취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당연히 휴일 정도는 반납해야죠. 저도 선배들 도움 많이 받았거든요. 이제 돌려줄 차례죠.” 경기도 안산시 소재 GS리테일 CVS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종민(32) 대리. 그는 추석연휴가 시작된 지난 6일 오후, 고향집보다 먼저 영남대를 찾았다. 2009년 2월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졸업 직후 바로 취업에 성공한 그에게는 후배들에게 돌려줄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남대 취업스터디 ‘뉴멘’ 5기 출신인 박 대리는 이날 평소 출근시간보다 더 일찍 안산시를 출발했다. ‘뉴멘’의 홈 커밍데이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박 대리처럼 모처럼의 연휴 중 첫날 모교를 찾은 졸업생 40여 명은 모두 같은 취업스터디 ‘뉴멘’ 출신으로 올해 갓 입사한 취업새내기부터 졸업한 지 10년을 바라보는 1기 선배들까지 다양하다.취업스터디 홈 커밍데이의 주요 프로그램은 모의면접. 취업 희망 직종별로 조를 구성한 후배들을 현직 선배들이 직접 면접관으로 나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면접을 진행했다. 모의면접이라고 설렁설렁하는 법이 없다. 후배들은 단정한 복장과 자세로 면접에 임하고, 선배들은 작심한 듯 날카로운 질문으로 후배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등 실제 입사 면접장을 방불케 했다. 모의면접, 간담회 등으로 늦은 밤까지 후배들과 자리를 함께한 박 대리는 “젊은 학생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다보면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알게 되는 등 오히려 학생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며 “특히 취업준비생들의 열정과 패기를 볼 때마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다”며 오히려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처럼 영남대의 취업스터디들은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전통을 자랑한다. 먼저 취업에 성공한 스터디 선배들이 직접 나서서 후배들의 취업길라잡이를 하고 있는 것. 홈 커밍데이 같은 연례행사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후배들의 취업스터디에는 어김없이 선배들이 참석해 이런저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취업스터디 ‘신입사원’ 출신으로 현재 한국농어촌공사 기전기술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병중(34) 계장에게 휴일을 반납하고 후배들을 찾는 이유를 묻자 한마디로 “애정”이라고 답한다. “선배들로부터 받은 애정이 자연스럽게 대물림되는 것”이라는 그는 “취업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의 노하우까지도 공유하면서 더욱 더 끈끈한 관계가 형성되고, 평생 든든한 선후배들을 얻게 되는 것이니 얼마나 좋은 전통이냐”며 내리사랑 전통이 지속되기를 바랐다. 후배들도 이에 “선배들 못지않은 애정과 관심을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겠다”며 화답했다.이러한 취업스터디의 내리사랑 대물림은 단순히 취업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소중한 자산이 된다. 한편 영남대는 2006년부터 취업스터디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14개로 출발한 취업스터디 수는 현재 52개로, 스터디 멤버 수도 100여 명에서 700여 명으로 늘었다. 취업스터디는 커리큘럼도 스스로 정하고, 주 2회 이상 스터디 모임을 갖는 등 취업역량을 기르는 데 전력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취업스터디 공간과 교재 구입비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기소개서 첨삭지도, 면접 이미지 메이킹 지도 등 다양한 취업컨설팅도 제공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취업역량 제고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