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경찰관과 의경들이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시위현장에서 술판을 벌인 사실이 적발됐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24일 방범순찰대 소대장들의 복무 위반 사실을 담은 순찰대원의 투서가 경찰청에 접수됐고, 경찰청 복무점검팀이 지난 17일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북부서 방범순찰대는 1개 중대 3개 소대 93명의 대원과 3명의 소대장이 근무하고 있다. 배남영 3소대장은 지난 1월말쯤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시위 진압에 나선 뒤 3소대 순찰대원 25명 중 18명과 맥주 2잔씩을 나눠마셨다. 이동철 1소대장은 대원들이 시위 현장 등에 출동할 때 반드시 차량에 탑승하게 돼 있는 선탑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각 소대장은 대원들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과 청사 내 순찰업무도 게을리 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부서는 경찰청 복무점검팀의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제가 된 소대장 3명에 대해 인사 조치와 징계를 할 예정이다. 김대현 북부경찰서장은 "원칙대로 제대로 근무하고 해야 하는 데 문제가 많았다. 이 사실을 알았다면 분명히 예방하고 조치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술판을 벌인 배남영 3소대장은 "송전탑 공사 현장이 산속이어서 매우 추웠다. 대원들의 사기도 북돋우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내가 제안해 술을 마셨는데 문제가 됐다. 모두 내 불찰이고 잘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배 소대장은 "대원들이 동생 같아 격려 차원에서 술을 사와 마셨는데 이렇게 투서를 하고 문제로 삼으니 배신감이 든다. 대원들이 꼴도 보기 싫다"며 억울해 했다. 김덕희 방범순찰대 중대장은 "나 역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 대원들을 동생처럼 여기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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