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어쩌죠… 애들이 또 없어졌어요.”지난 6월 대구의 한 청소년쉼터에서 대구 수성경찰서 실종팀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쉼터에 적응하지 못한 10대 여학생들이 또다시 가출을 했다는 것이다.집안 환경이 불우하다는 동질감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은 수차례에 걸쳐 가출을 해 왔다. 신고를 받은 수성서 박춘식(46·경위) 실종팀장은 곧바로 아이들의 행방을 쫓기 시작했다.박 팀장은 “남녀를 가리는 것은 아니지만 여학생이 가출하거나 실종됐다고 하면 열 일 제쳐두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집과 학교 같은 방패막에서 벗어난 어린 여학생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범죄의 늪으로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전국을 돌며 진행한 보름 간의 수사 끝에 수성구의 한 원룸에서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그래도 너희들을 계속 찾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좋지?”하고 물으니 고개를 푹 숙이고 “고맙다”고 말했다.아이들은 몇 번이나 거리로 나가면서도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잡아주고 찾아주길 바란다는 게 박 팀장의 이야기다.지난 5월부터 수성서 실종팀장을 맡고 있는 박춘식 팀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경찰서 밖에서 보내고 있는데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서다. 5개월 동안 박 팀장이 찾아낸 가출청소년과 실종자들은 130여 명에 달한다. 이중 범죄 혐의점이 없는 단순 가출만 100여 명이지만 박 팀장은 일단 실종 신고가 들어오면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밖으로 향한다.박 팀장은 “학생들의 일탈 등 가벼운 가출 신고가 들어와도 끝까지 수색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봐야지만 일이 끝난 것 같다”고 말한다. 단순한 단기간 가출을 누구도 찾지 않고 내버려둔다면 기나긴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최근에는 한 초등학생이 말썽이다. 집이 싫다며 하루 걸러 하루씩 PC방과 친구 집을 전전하는 아이 때문에 수성서 실종팀의 전화기는 늘 “아이가 없어졌다”는 전화로 불이 난다. 그래도 박 팀장은 신고가 들어오는대로 아이를 찾기위해 밖으로 나선다.“가출하는 아이들은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까지 소외됐던 아이들에게 ‘네가 여기 있었구나’라고 이야기해주고 원래 자리로 이끌어 주는 것, 그게 실종팀장으로서의 제 역할인 것 같습니다”박팀장의 하루는 24시간이 부족하다. 그가 있어 우리는 실종된 이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