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대구시내 일대도 환풍구 등이 허술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행정당국의 관리가 시급하다.지하철 역사주변, 도심도로, 대규모 건물, 공원, 광장 등 대구전역 곳곳에 수천여개의 환풍구 등이 산재해 있지만 일부 환풍구에선 철제가 휘어져 있는 것을 비롯, 파손 된 채 방치되고 있어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실정이다.18일 낮 12시10분께 대구 남구에 위치한 성당못역 3번 출구 인근 환풍구는 그동안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듯 철제 곳곳이 상당부분 녹슬어 있었다. 약 170cm 높이로 세워져있어 사람들이 굳이 올라서지 않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이곳만이 아니다. 출구 곳곳에 세워져 있는 환풍기들 역시 철제 곳곳에 상당부분 녹이 슬어 있었다.이에 대해 지하철 관계자는 “계속해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순찰을 돌고 있지만 주로 낮 시간이 아닌 밤 시간에 이뤄지고 있어 환풍기까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역사 곳곳을 순찰하도록 해 안전사고 방지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시민들의 안전불감증도 심각했다. 불과 이틀 전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는 붕괴사고가 있었지만 시민들 대부분이 아무렇지도 않게 환풍구 위에 올라서 있었다.19일 오후 10시20분께 대구 중구 중앙로역 2번 출구에선 늦은 시간임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환풍구 철제 위에 올라서있었다. 이들이 올라서있던 철제는 상태가 심각했다. 20여개의 직사가형으로 된 철제가 2개의 이음새로 이어져 있을 뿐 다른 안전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철제의 외곽부분은 상당수가 휘어져 발로 밟으면 한쪽이 흔들거리거나 심지어는 기울기도 했다.환풍구 철제 밑으로 십자모양의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었지만 자칫 골절 등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환풍구는 설비시설로 분류돼 기능적인 안전성만 검토돼왔다. 또한 이런 관리 역시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환풍구와 관련된 해당 업체별로 이뤄져 허술하게 진행돼왔다.실제로 행인들이 쉽게 올라설 수 있는 430여 곳의 지하 환풍구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거기에다 아파트단지나 일부 건물 등의 지하 환풍구는 철제 덮개나 플라스틱 지붕 등으로 덮여있어 어린이나 취객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