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10월 31일자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경북도내 모 초등학교의 한 3학년 학급에서는 정기시험 성적이 나오는 날마다 급식 받는 순서가 바뀐다고 한다. 시험 점수가 1등인 아이부터 꼴등인 아이까지 줄을 서서 차례로 급식을 받게 한다는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랍니다"라고 아직도 항변해야 하는가. 비인간적 만행이 인간을 교육하는 학교에서 저질러지고 있다는데 분노를 금치 못한다.그에 따라 성적이 하위권인 ㅁ군(9)은 거의 1년 내내 맨 꼴찌로 밥을 먹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는 “선생님이 하는 일이니 학생·학부모는 불만이 있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초등학생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초동학교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빈발하는 세상이다. 교사를 하늘처럼 떠받들어 주는 아름다운 풍속이 살아 있었기에 잠잠했을 것이다.타시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부산, 울산, 광주, 전주, 마산, 창원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에서는 시도 간 일제고사 등 대규모 시험이 치러지면 지역 일간지에 학교 이름까지 성적 순서대로 게재하고 있다고 한다. 기숙사나 도서관을 성적순으로 입실시키는 등 비윤리적 시책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 같은 끔찍한 사실도 시민단체인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세상의 그늘에 가려졌을 뻔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실 분위기도 살벌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담을 넘어 등교한 친구를 교사에게 알리고 상점을 받았는가 하면 단순한 물장난도 고발해 벌점을 받게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성적 우월주의를 강조한 것이 빚은 부작용이다. 날마다 배식시간만 되면 성적순으로 서면서 겪게 될 성적부진 학생들의 고통을 교사들은 상상해 봤는가. 차라리 회초리로 피가 나도록 때리는 것이 더 인간적일 것이다.일련의 폐단은 교육감을 직선제로 바꾸면서 극렬해지고 있다. 교육감직선제를 폐지하고 과거로 회귀시키던지 간선제로 바꾸던지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현장이 노예시장처럼 변질되는 것을 묵과할 수는 없다. 교육부는 당장 전수조사를 벌여 보도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바란다. 만약 사실이라면 학교장과 교사를 엄중 문책하여 학생인권이 유린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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