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NC의 2014 준플레이오프가 열리던 기간에 야구감독들의 이삿짐 오가는 소리가 시끌했다. 프로야구 감독이 3명이나 새로운 인물로 자리잡고 한 사람은 은퇴했다. 세 감독 모두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새로운 지도자로 교체했다. 그 중 73세의 나이에 한화 이글스 제10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성근감독이 주목받고 있다. 무심한 듯 예리한 눈빛의 그는 아마·프로를 거치며 12번 해임됐다. 그러나 그는 감독에서 잘릴수록 더 유명해진 야구계의 전설이다. 재일교포 2세인 그는 물로 배를 채우다 복막염에 걸려 죽을 뻔한 적이 있을 정도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돈이 없어 야구 명문 사립고등학교에 진학할 기회를 놓친 그는 우연히 한국으로 스카우트 되는 행운을 만났지만 재일교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비운을 겪는다. 그는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마다 환경에 의해 발목을 잡혀 프로 리그에 진출하지 못했다. 대신 사회인야구에 몸담고 퇴근 후 밤새 야구 연습에 몰두했다. ‘독종’이라고 수군거렸을 정도였던 탓으로 일본사회인야구대회 교토예선과 긴키대회에서 감투상을 받았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김성근 감독은 다시 한국 실업팀에 스카우트됐고 스무 살 재일교포 2세 김성근은 1962년 제4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당당히 출전했다. 학력이나 환경의 힘이 아니라 실력으로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는 야신(野神)으로 불린다. 승부사 김응룡 감독이 김성근 감독과 사투를 벌인 끝에 “내가 귀신과 싸운 느낌이 든다.”고 한 것이 유래가 됐다. 그는 별난 사람이다. 재작년 9월 한대화 감독을 전격 해임한 한화가 그를 새 감독으로 영입하려 했지만 없던 일이 됐다. 프로야구로 복귀할 기회를 그 자신이 차버렸다. 기자가 물었다. "왜 안 간 겁니까?" "제가 내건 조건은 한 가지였어요.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대화를 놔 두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중간에 사람 자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넥센 김시진 감독 건도 그렇고요. 한화는 그러겠다고 했지만 결국 어렸습니다. 한 감독 해임 소식을 듣고 놀랐어요. 한 감독이 새카만 후배인데, 선배로서 체면도 있고 나이 든 사람으로서 신의도 있고…. .""2년 뒤면 우리 나이로 일흔 셋인데, 그때도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있을까?"한화의 감독 제의를 거절한 뒤 아쉬운 듯 한 말이었지만 그 기회가 제 발로 찾아 왔다. 그가 거절했던 한화 감독으로. 그것도 거액 연봉에 2년 계약의 틀을 깬 3년이다. "김성근 감독, 제발 한화이글스로 와주세요"라는 열화 같은 펜심(心)이 한몫했다는 후문이다.설훈 의원이 노인비하 발언으로 몰매를 맞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윤종승(78·예명 쟈니윤) 관광공사 감사를 향해 "79세면 쉬셔야지 왜 일을 하려 그러느냐"는 경망스러운 막말 때문이다. "쉬시는 게 상식에 맞고, 나만의 느낌이 아니라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팔순고령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은근히 욕 보였다. 100세의 몸으로 침놓고 뜸뜨며 날마다 분주한 구당 김남순 옹을 들어 보기나 했는지.설훈 의원이 31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했다. "사과하러 가는 건 아니다. 이해시키러 간다."고 했다. “나도 곧 노인이 되는 입장이고, 우리 지역에선 항상 노인들이 사회에 헌신하신 점을 생각하며 노인을 공경해왔다. 우리가 모두 그런 은덕을 입고 살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노인 폄하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듣기 면구스러운 구차한 변명이다. 이런 덜떨어진 사람이 우리 지역 출신이 아닌 것을 감사할 따름이다. 차욱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