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곳곳이 한파로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구 일대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소방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대책이 시급하다.금연건물에서 흡연이 이뤄지거나, 일부 건물에선 소화기·소화전 등이 입간판 등에 막혀 있어 제대로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 소화기 등이 비치돼 있지 않는 곳도 상당 곳에서 발견됐다.3일 오전 9시10분께 북구 동천동(칠곡3지구)의 B빌딩은 버젓이 금연빌딩이란 팻말이 1층 현관에 부착돼 있음에도 화장실 등이 담배연기로 가득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L시네마, D마트 등이 있는 이곳은 불과 지어진 지 2년도 채 되지 않는 신축건물이었다.화재나 흡연 시 연기를 감지하고 비상벨이 울리는 다른 건물들과는 달리 이곳은 신축건물임에도 그런 장치가 전혀 돼있지 않았다. 소화기·소화전이 입간판 등에 막혀 있어 제구실을 못하는 건물들도 많았다.같은 날 오전 11시10분께 남구 남산동의 E빌딩은 13곳의 병원과 상가들이 영업을 하고 있음에도 소화기가 병원 등에서 내놓은 입간판에 가려져 제대로 확인하기가 힘들었다. 또 소화전 역시 상가에서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 무거운 박스 등으로 위치 확인이 힘든 것은 물론 사용 자체도 힘들어 보였다. 아예 소화기 등이 없는 다중이용시설도 있었다.오후 1시 10분께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E빌딩은 화재의 위험성이 다분한 오락실, 노래방 등이 성업을 하고 있음에도 계단 어디에서도 소화기를 찾을 수 없었다. 소화전 역시 관리가 되지 않아 발신기가 부서져 있거나 아예 벽지 등으로 가려져 있는 층도 있었다.화재 시 대비할 수 있게 마련된 비상구조차도 빌딩에 입주한 업체들의 확장 공사 등으로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최근 한국화재보험협회가 2008~2009년 전국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를 분석한 결과 총1292건이 발생,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가 일어난 대부분의 지역은 일정 규모 이상의 학원, 공장, 병원 및 16층 이상의 아파트 등이다.소방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대형화재는 대부분이 소방안전관리에 취약해 벌어진 화재였다.소방법에 의해 다중이용시설에서 비상구는 영업장마다 1곳 이상 설치돼 있어야 하며, 소화기 등도 업체마다 비치돼 있거나 공동으로 사용하는 복도의 시야가 트인 곳에 소화기 등이 비치돼 있어야 한다. 또 정전을 대비해 유도등 및 유도표지도 반드시 설치돼 있어야 하며, 화재를 알리는 비상벨 등도 의무적으로 설치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대형화재로 번져있는 경우가 상당 수 있다”며 “대형화재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소방안전관리가 의무적으로 이뤄져 빠른 대응을 통해 화재를 진압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