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지키며 불법에 귀의한 재가불자가 지킬 오계에는 사음(邪淫)만 못하게 하였으나, 출가한 수행자에게는 온갖 음행을 모두 끊으라고 하였다.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세간의 남녀를 간음하는 것이 모두 계를 파(破)하는 것인 때문이다. 음욕은 부정한 모든 행위를 말한다. 더러움에 물든 마음으로 더러운 행위를 행한다는 뜻이다. 부정(不淨)이라고도 한다. 세속에 살아도 부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성범죄는 애초에 생길 리가 없는데 실제로는 장작불을 들이댄 가마솥에 팥죽이 끓듯 성폭행과 성추행이 여기저기서 불티 날 듯 벌어지고 있다. 남녀노소 구별도 없고 고관대작이나 막노동꾼이나 똑 같다. 고희(古稀)에 다다르면 뜻대로 행하여도 도(道)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서 종심(從心)이라고 하는데 칠순을 훨씬 넘은 나이에 도를 알기는커녕 여색에 환장하는 노인들이 많다. 부러울 만큼 많이 배운 사람도 음심이 발동하면 정신을 잃는다. 윤창중 처럼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거나, 박희태 처럼 손가락으로 가슴을 쿡쿡 찌르는 것은 초기증세에 속한다. 말썽이 나면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거나 딸처럼 예뻐서 그랬다고 둘러댄다. 드디어 ‘늑대 사단장’도 등장했다. 육군 모 사단장은 여성 부사관을 상습적으로 껴안고 입 맞추는 행패를 부리다가 구속됐다. 무명의 이모 교수(남·47)도 지저분한 손버릇으로 유명세를 탔다. 미국 대학 인간생태학 객원교수로 초빙돼 비행기로 가던 중 옆자리에 앉은 여성의 몸을 주책없이 더듬다가 미국에 도착하자 FBI에 체포됐다. 미국에서 “한국은 성추행의 나라인가? 윤창중에 이어 또, 어글리 코리언!”이라는 말이 신문에 실렸다고 하니 국위선양 제대로 했다.성폭행범이 부럽다는 미친 경찰관도 있다.교회 목사에게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40대 여성을 조사하던 경찰관이 “여성 성도들도 마음대로 건드릴 수 있는 목사가 부럽다”는 말을 했다. “개인적으로 만나자”는 말까지 했다가 고발당했다. 심지어 참고인으로 나온 여성에게는 “내가 보기에는 참고인이 더 예쁘다. 목사 취향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미쳤거나 아니면 섹스중독증 환자일 것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4년 전 섹스중독 치료를 받고 복귀전을 하면서 섹스 중독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긴 하지만 남자들에게 섹스에 대한 중독수준의 열망이 없다면 인류가 급속히 멸망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사춘기 남자들의 섹스에 대한 열망은 아이들이 수류탄을 갖고 노는 것에 비유할 만큼 위험하다. 그 대단한 에너지를 잘 관리해서 빗나가지 않고 무사히 결혼까지 했다면 그 자체만으로 자수성가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시도 때도 없이 색정이 동하는 사람은 어딘가 탈 난 것이 아닐까. 성장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사주에 문제가 있거나….명리학은 도화살과 물(水)에서 찾는다. 여자 사주에 물이 셋 이상이면 뛰어난 미인이어서 어딜 가나 남자들의 시선이 집중된다고 판단하거나, 남자 사주에 물(水)이 셋 이상이면 어딜 가나 여자들에게 인기가 높아 여자들 스스로 전화번호를 주고 가는 일도 생긴다는 식이다. 성범죄자라면 오수(汚水)가 넘실대는 사주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성범죄자의 재범률이 50%를 넘는다. 그런데도 형량은 높지 않다. 심지어 성범죄 교사가 여전히 교단이 서 있고, 정치인의 복당은 물론 현직(顯職)에 중용도 한다. 검찰이나 경찰 의사도 비슷하다. 현 정부가 4대 사회악의 첫머리에 성폭력을 올려놓았으면서도 이처럼 소홀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지금부터라도 성범죄 추방에 주력, 여성대통령의 덕을 봤다는 말을 듣고 싶다. 차 욱 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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