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종(楊繼宗)이 가흥군(嘉興郡)을 다스릴 때에 어느 마부가 돼지 머리를 선사하매 부인이 그것을 받았다. 양계종이 돌아와서 그것을 먹은 다음 어디서 온 것인가를 물었다. 부인이 사실대로 말하자 그는 크게 후회하고 북을 두들겨 소속 아전들을 불러 고했다.“계종이 집을 잘 다스리지 못해서 처로 하여금 뇌물을 받아들여 몸을 불의에 빠지도록 하였다”하고 이어 먹은 것을 토해내고 그날로 처자를 돌려보냈다.목민심서 1권 재가편에 나오는 내용이다. 청탁이 행해지지 않고 뇌물이 들어오지 못한다면, 이것이 집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지난 추석 명절을 며칠 앞 둔 어느 날, 연세 많으신 한 노모께서 보자기를 들고 사무실을 찾아 온 적이 있었다. 민원업무에 대한 답례로 직원들과 나눠 먹으라고 과일을 싸들고 온 것이었다. 1시간 가량 시외버스를 타고 힘들게 들고 오셨고, 그 감사함에 그 당시에는 차마 거절 할 수가 없어서 건네받고 말았다.하지만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감사한 마음만 받고 돌려 드리는게 도리인 듯 해서 직접 찾아가서 돌려드린 적이 있다. 할머니께서는 멀리까지 일부러 찾아 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미안해하시며 연신 본인 잘못으로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셔서 몸둘바를 몰랐던 기억이 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청렴’의 뜻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청렴, 작은 것부터 행동으로 옮기면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내 고장에 있는 ‘청렴’을 몸소 실천하셨던 옛 선조의 정취가 남아있는 고택을 찾아 가을을 만끽하려 한다.구 한 솔 경주보훈지청 보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