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정상에 오른 최강희(사진·55) 전북현대 감독이 2014년을 인생 최고의 해로 꼽았다. 최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이날 1승을 추가한 전북(승점 74)은 2위 수원(승점 61)을 승점 13점 차로 따돌리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전북은 2011년 이후 3년 만에 K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통산 3번째(2009·2011·2014년) 우승이다. 국가대표 코치(2002~2004년)를 거쳐 지난 2005년 7월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도 팀과 함께 세 번째 우승을 맛봤다. 경기를 마친 최 감독은 “경기 전부터 선수들 몸상태가 좋았다. 그래서 틀림없이 우승을 확정지을 것이라 믿었다”며 “실제 경기 내용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좋은 모습을 유지하며 시즌을 마무리 짓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가 전북 창단 20주년이다. 모기업으로부터 세계적인 클럽하우스를 선물 받은 첫 해이기도하다. 이런 지원들이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팀을 위해 희생해준 선수들, 언제나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일궈낸 우승이지만 최 감독은 ‘베테랑 2총사’ 김남일(37)과 이동국(35)의 공을 특히 더 높게 평가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그 중에서도 김남일과 이동국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며 “김남일은 적지 않은 나이에 전북으로 팀을 옮겨 초반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신형민과 호흡을 맞추며 팀에 큰 힘을 보탰다. 이동국도 주장으로서 제 몫을 다했다. 두 노장 선수가 팀을 위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2011~2013년까지 한국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해 다시 전북으로 돌아온 최 감독은 선수들 못지않은 적응기를 보내야 했다. 올 시즌 우승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뒤 거둔 결과와 같다. 최 감독은 “2011년 우승 때는 팀 스쿼드나 경기 내용 등이 타 구단에 비해 훨씬 앞섰다. 압도적인 우승이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대표팀에 다녀온 뒤 팀에 복귀를 하다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내가 쫓기는 듯이 선수단을 운영했다. 선수들에게도 잔소리를 심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칫 나 자신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선수들이 나를 잡아줬다. 믿고 기다려주며 내가 어떤 감독이었는지를 선수들이 찾아준 것 같다”며 “이후 많이 자제했고 팀 분위기나 환경을 새롭게 만들었다. 내가 여유를 갖고 리듬을 찾으니 팀 분위기도 다시 살아났다. 힘들게 얻은 우승인 만큼 앞선 두 차례의 우승보다 올해 (감격이)더 크게 다가온다”고 전했다. 안방에서 우승을 내준 박경훈(53) 제주 감독은 “홈에서 전북을 한 번 꺾어보려고 했는데 역시 쉽지가 않았다. 전북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우리도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해 AFC챔피언스리그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