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구성 결의안에 서명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속속 서명을 철회하면서 특위 구성이 시작부터 삐거덕거리는 모양새다.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개헌 추진 모임이 국회에 개헌특위 구성 결의안을 제출한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결의안 서명을 철회한 의원은 새누리당 정우택·나성린·홍일표·함진규 의원이다. 당초 개헌특위 구성 결의안에는 개헌 모임 고문인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새누리당 신성범·정우택·나성린·진영·홍일표·안효대·김용태·함진규·김재경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강기정·김관영·김광진·김동철·김성곤·김재윤·남인순·문병호·민홍철·박남춘·박민수·백재현·부좌현·오영식·우윤근·원혜영·유인태·유성엽·윤후덕·이목희·이언주·전해철·정성호·추미애·황주홍 의원, 정의당 김제남 의원 등이 서명했다.그러나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은 서명에 참여했다가 막판에 이름을 뺐다. 비서진의 실수였다는 게 정 의원 측의 설명이다. 11일 오전 같은 당 나성린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5월 서명했으나 지난 5월과 개헌이 정치 이슈화돼 있는 지금의 국회 상황은 너무 다르다"며 "서명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새누리당 당직자의 일원으로 당 지도부가 개헌 논의를 중단하자는 상황에서 개헌특위 구성결의안에 찬성할 수 없다"면서 "지난 5월 순수한 동기로 서명했던 개헌특위 구성결의안을 지금과 같이 미묘한 시기에 제출하면서 다시 한 번 동의 여부도 묻지 않고 제출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홍일표 의원도 성명을 내고 "이번 결의안에 공동 서명한 사실이 없다. 특히 이번에 결의안을 제출한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고 결의안의 초안도 보지 못했다"며 "동의 없이 공동발의자로 제출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개헌과 관련해 "개헌에는 찬성해도 지금 시점에서 특위 요구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함진규 의원 역시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개헌 논의는 적절한 시기에 국민의 동의를 얻어 추진해야 한다"며 구성결의안 서명을 철회했다. 함 의원은 "서명은 지난 5월에 했던 것으로 당시는 개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없던 시기였으며 순수하게 검토해보자는 취지에서 동참했던 것이다. 현 시점은 개헌 논의가 정치 쟁점화돼 서명 당시의 취지가 퇴색됐다"며 "서명 후 6개월이나 경과했는데도 의원들에게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결의안을 제출하는 것은 절차상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개헌 모임 여당 간사인 이군현 사무총장도 개헌특위 구성 결의안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고위 당직자로서 개헌 논의는 자제해야 한다는 게 당시 이 사무총장의 설명이었다. 이번 결의안 제출을 계기로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새누리당 내에서 결의안 서명 `철회`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연내 특위 구성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등이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새누리당 지도부도 같은 입장을 표명하면서 의원들이 압박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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