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천여 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신축공사가 진행 중인 테크노폴리스의 아파트 건설현장은 대구주택건설시장의 최대 관심지역이다. 대구 주택건설시장에 활기가 넘치고도 남을 물량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대구 주택건설업체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외지업체들이 독식한 때문이다. 17개 주택건설업체가 분양을 마친 공사 현장은 상전벽해라고 표현할 만큼 빠른 속도로 바뀌며 연구·산업 중심의 자족형 신도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대구수목원-테크노폴리스 간 6개의 터널 개통으로 30∼40분 걸리던 달서구 대곡지구와의 차량 이동거리도 10분대로 줄어들면서 이곳은 대구 최대의 주택가로 급부상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아파트 분양을 시작한 주택건설업체들은 뜨거운 청약열기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그러나 이곳에서 아파트를 짓는 16개 업체 중 지역 업체는 화성산업과 서한 2개 업체뿐이다. 이들 업체의 사업면적은 고작 6만6천㎡로, 테크노폴리스 공동주택부지(94만6천㎡)의 7%에 불과하다. 화성산업만은  3만3천㎡(643가구)를 분양받았고, 서한은 대행개발방식으로 테크노폴리스 택지개발에 참여함에 따라 공사비를 택지(3만2천㎡)로 받은 것이 전부다. 대구 주택업체가 내 집 안방에서 밥그릇을 빼앗긴 것이다.테크노폴리스가 외지업체에 잠식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위축된 지역 주택업계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LH가 처음 이곳의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하려던 2012년 7월까지만 해도 군 지역이라는 입지조건과 불투명한 사업전망 때문에 추첨에 참여한 업체가 한곳도 없었다. 공급방식이 수의계약으로 바뀌고 시장 전망이 다소 나아지자 외지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택지 매입에 나섰지만, 지역업체들이 소극적 자세로 대응한 것이 잘못이다. 더구나 시 당국이 처음부터 주관을 가지고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낙동강살리기에서 철저히 소외된 것은 중앙정부의 수도권 편애 탓이었지만 테크노폴리스 주택사업의 패인은 당국의 책임이나 다름없다. 다른 곳의 사업 때문에 투자여력이 없는 업체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자금력, 브랜드 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에 소극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국의 적극적은 지원과 대구주택건설업계의 분발이 조화를 이뤄야 대구건설업계에 활력이 넘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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