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운 축구대표팀 슈틸리케호가 이란을 상대로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5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알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올해 마지막 평가전에 나선다.
한국대표팀의 사령탑에 오른 뒤 두 차례의 평가전으로 선수 파악과 전술 완성까지 ‘단기 속성반’으로 지난 한 달을 보냈던 슈틸리케 감독이다. 지난 14일 요르단전을 포함해 18일 예정된 이란전을 끝으로 올해 친선경기를 마무리짓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과 4년 뒤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해 어렵게 초빙한 인물이다.
눈앞의 국제대회 성적과 함께 한국 축구의 체질개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그 첫 번째 목표가 아시안컵인데 대회 개막을 4개월 여 남겨둔 시점에서 감독에 올라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특급 소방수’ 역할까지 맡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지난달 국내에서 잇따라 열린 파라과이전(2-0 승)과 코스타리카전(1-3 패)을 통해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어느 정도 입증 받았다.
파라과이전을 통해서는 패배에 익숙한 한국축구에 숨을 불어 넣어줬고,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좋은 내용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국내에서 열린 반쪽짜리 평가전에서 벗어나 국제 축구에 있어 한국의 현 위치를 직시하고, 아시안컵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것이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이다.
요르단전 승리로 첫 발을 가볍게 뗀 슈틸리케호는 이제 ‘원정 팀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의 한 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란과의 진검 승부에는 많은 것이 걸려 있다. 아시안컵 우승을 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가 이란이다. 앞선 대표팀 감독들이 이루지 못한 승리의 한(恨)과 함께 감정의 실타래도 풀어야 한다.
카를로스 케이로스(61·모잠비크) 이란 감독은 지난해 한국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둔 뒤 물러나기로 예정된 최강희(55) 전임 감독을 향해 ‘주먹 감자’를 날렸다.
한국은 안방에서 얻은 패배의 아픔과 함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한국 축구팬들도 이란의 도발에 한동안 분을 삭이지 못하며 끓어 올랐다.
당시의 설욕과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역대 5차례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2무3패를 거뒀다. 통산 상대 전적으로 넓혀도 9승7무11패로 열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