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인간의 육신(肉身)을 병들게 하고 지식은 인간의 정신(情神)을 병들게 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모두가 해악(害惡)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현대사회에서 전기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울 것이다. 방범·산업·상업·생활용 등 전기는 우리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만큼 필수(必修)과목의 첫째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전기를 생산하는 원전시설은 인간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해도 과언(過言)이 아닐 것이다. 2011년 3월 11일 여느 봄처럼 벚꽃으로 눈부시던 열도(列島) 일본 후쿠시마에는 쓰나미가 덮쳐 원자력발전소를 집어 삼켰다. 이렇게 대재앙을 당하고 3년 반이 지났으나 복구(復舊)는 아직 요원(遙遠)한 상태이다. 그동안 매일 300~40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밝혔듯이 지금까지 사고 수습 노력이 진전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쿠시마 사태(事態)에서 보듯이 핵발전소(核發電所)는 인간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은 후쿠시마로부터 교훈(敎訓)을 얻었다고 느낄 수 있는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정부는 현재 국내 23기인 원전을 2024년까지 총 42기로 늘려서 세계 3위의 원자력대국이 되겠다고 하였다. 만일 이 계획대로라면 세계3위의 원자력대국은 역(逆)으로 보면 핵 위험확률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나라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지역 경북은 원자력발전소 집합소(集合所) 같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에 있는 23기 중에 11기가 경북에 들어서 있을 뿐 아니라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9기가 더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事故)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壯談) 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원자력안전과 연구개발 관련 시설이 국내에 17개가 있으나 경북에는 단 하나도 없다. 상황(狀況)이 이런 가운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후보지로 경주와 울진이 포함돼있어 경북을 핵 쓰레기장으로 만들 것이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후쿠시마 핵 사고는 일본의 동북부 지방에서 진도(震度) 9.0이라는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고 지진이 발생한 뒤 40분 정도 지난 후에 15m의 거대한 쓰나미가 후쿠시마를 강타해 약 2만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으며 그 다음날인 3월 12일부터 원전 후쿠시마 1호기, 3호기, 2호기, 4호기 순으로 폭발하여 이 지역이 초토화(焦土化) 됐다. 월성원전과 방폐장이 있는 경주 인근에서도 지난 9월 9일과 23일 각각 진도 2.2와 3.5규모의 지진이 발생한바있어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국가시설이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 위협(威脅)이 되서는 안 된다. 원전의 잦은 고장과 납품비리. 운영허가 기간이 끝난 것을 수명 연장하여 가동(稼動)하는 등이 국민들은 불안하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 주민이 갑상샘암에 걸린 것은 방사선을 방출(放出)한 원전의 책임이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또 법원은 방출 방사선량이 규정 이내라도 안전수치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사능은 암 뿐 아니라 유전병·심장병·신장병·신경계통질환·백내장 등 수 많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에너지 혁명을 통해 탈원전 시대를 열어야 미래가 안전할 수 있다. 최 광 영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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