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어김없이 거리에 나타난다.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부두에서 시작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활동은 당시 난파한 배의 생존자와 빈민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이후 구세군 자선냄비는 가난한 이웃과 소외된 사람의 곁에 함께 해 준 ‘사랑의 징표’로 ‘나눔’과 ‘실천’이란 서로 다른 한 이름이 됐다. 구세군 대구경북본영은 다음달 1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시종식을 시작으로 12월 31일까지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에 자선냄비를 손질 하는 등 사관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바빠지는 이때에 구세군 대구제일교회 김미숙 사관을 찾아 나섰다.  경상감영을 출발해 중부경찰서, 만경관을 지나면 종로거리로 이어진다. 골동품과 다기류를 판매하는 상점들이 이어지는 곳으로 중국 음식점과 화교학교가 있어 종로거리는 구한말부터 화교들이 정착했던 곳임을 짐작케 해준다. 이곳 골목에 1929년 화교건축기술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아담한 적벽돌 건축물인 ‘구세군 대구제일교회’(중구 종로2가 4번지)가 자리한다. 이곳 목회자인 김미숙 사관을 만나 그의 ‘세상읽기’를 들어본다. -구세군 대구제일교회의 역사는?“영남지역 최초의 구세군 교회로 1909년 8월 2일에 설립됐으며 대구 최초 고아원인 혜천원(1918년)의 발상지로 선교 복지사업의 메카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이 거사를 도모하기 위해 모였던 비밀장소로 역사적 의미가 있다. 또 건축물 자체가 문화코드로서 근대사 자료로 활용하면 유용하다”-구세군 자선냄비가 빨간색인 이유는?“첫째로 빨간색이 눈에 가장 잘 띄기 때문이고, 둘째는 구세군의 상징인 붉은 방패에서 기인하고, 셋째는 예수그리스도의 보혈을 의미한다”  -자선냄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사랑’과 ‘베풂’을 의미한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를 들으면 누구나 마음이 착해지는데 아마도 종소리가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들어 모든 이에게 이웃 사랑을 실천하라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자선냄비는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서민들의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주로 어떤 분들이 후원하는가?“자선냄비 후원자는 좋은 차를 이용하는 분이라기보다 주로 걸어가다가 딸랑딸랑 울리는 종소리를 듣거나 빨간색 냄비를 보고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따뜻한 마음을 모은 서민들이다. 동전이나 1000원을 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분이 있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이다. 1년간 동전을 모은 학생들이나 허름한 옷을 입은 분들도 동참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해마다 12월 달에만 자선모금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ARS 등의 방법을 통해 연중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난한 이웃과 소외된 사람을 위해 사랑의 손길을 뻗치는 나눔의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 돈이 없으면 문화상품권을 넣거나 마음을 담은 편지나 메모를 남겨도 된다. ‘마음’이 중요하다”  목회활동, 아동센터, 무료급식봉사, 자선냄비 모급활동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김미숙 사관을 통해 소외받는 이들의 무거운 어깨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고 그들의 ‘겨울나기’가 고역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빨간 자선냄비가 겨울에 당겨 핀 노란 개나리꽃이 되길 기대하면서 이미숙 사관의 ‘세상읽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송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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