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가수 배일호의 ‘신토불이’라는 노래는 들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신토불이는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이고 자기 몸이 태어난 곳에서 산출된 것이 체질에 잘 맞는다는 동의보감의 약식동원론(藥食同源論)에서 나온 말이다. 사실 이 말은 수입 농산물의 범람으로 농협등 농수산 관계기관에서 캠페인 용어로 사용되면서 유행하기도 했다.  요즘 렌틸콩, 귀리, 퀴노아 등 수입 곡물들이 엄청난 효과를 자랑하며 붐이 일고 있다. 2~3개월 전부터 마트의 잡곡코너가 늘더니 꽤 넓은 자리를 다양한 잡곡류가 차지하게 됐다. 한약재 중 수입산에 대한 거부감은 있으면서 의외로 이런 것에는 포용력이 넓은 것이 의아하기도 하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곡물들의 정체가 무엇일까?  가수 이효리가 제주생활 중 렌틸콩을 활용한 요리가 화제가 되며 렌틸콩이 다이어트의 비법이라는 일반인과 연예인들의 경험담이 방송마다 나오고 있다.  렌틸콩은 생긴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됐다고 보는데 지중해 그리스가 원산지로 콩류이기에 고단백 식품이며 미네랄 함량도 높다. 식이섬유 또한 많이 포함돼 있다. 단백함유량이 일반 콩보다는 높은 것이 장점이지만 요산 등의 배출이 잘 안되는 분에게는 오히려 신장방광에 부담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귀리는 오트밀이라는 이름으로 진작에 보습력이 큰 로션의 재료이자 천연후레이크로 알려졌으며 식이섬유가 많아 배변에 도움이 되고 혈당수치가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며 특별한 맛은 없으나 특이한 식감이 있어 씹는 맛이 좋다고 보면 된다. 귀리는 벼과에 속하는 곡물로 섬유소를 많이 포함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퀴노아는 강남 엄마들이 아이들의 뇌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해 쌀밥 대신 값비싼 퀴노아를 직수입해 먹인다는 소문이 있다. 남미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로 풍부한 단백질과 미네랄 그리고 뇌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비타민이 함유돼 있으며 알러지를 유발하는 글루텐이 포함돼 있지 않아 아토피나 소화불량에도 좋은 식품이라고도 한다.  살펴보니 모두 저칼로리, 고단백이며 GI수치도 낮아 혈당을 크게 높이지 않고 미네랄 섬유질 등도 풍부한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방송과 잡지를 위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과장된 말들을 무조건 믿지는 않았으면 한다. 다른 노력없이 렌틸콩이나 귀리만으로 10㎏를 감량하고 퀴노아만 먹어 성적이 좋아졌을까? 이런 것을 안 먹고 쌀을 주로 먹었기에 비만이 되고 성인병을 앓고 성적이 기대한 것만큼 안 나오는 걸까? 우리가 이미 먹고 있었던 주식인 쌀도 섬유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영양학적으로 아주 우수하다. 그 밖에 콩, 팥, 보리, 조, 기장 등 우리나라에서 나는 많은 잡곡들도 다 같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흰쌀밥만 좋아하고 흰밀가루빵만 좋아하는 것이 문제다. 예전에는 기술부족으로 거의 현미만을 먹어야 했지만 다양한 단계로 도정을 하게 되며 부드럽고 맛있게 먹는 것에 기대치를 맞추며 흰쌀과 흰밀가루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섬유질이나 영양성분이 탈락되고 혈당수치를 급격히 올리는 탄수화물 덩어리가 돼 버리는 것이다. 물론 원래 현미나 콩 등을 잘 먹었던 사람이 씹는 맛이 더 좋다거나 체질적 차이로 속이 더 편하다고 느껴 위의 수입잡곡을 선택했다면 좋다. 하지만 만들어진 이미지로 인해 현혹됐다면 굳이 그러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다.  건강은 단순간의 붐을 따르는 것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만들어가고 지켜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준정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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