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를 받다 13일 숨진 채 발견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45) 경위의 유족이 경찰에 시신 부검을 요청하기로 했다. 최 경위의 형(56)은 이날 오후 11시20분께 동생의 시신이 임시 안치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 취재진들에게 "동생이 너무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압박감에 시달리다 세상을 떴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이날 오후 1시간20여 분동안 이뤄진 동생의 시신 검안에 참여했으며, 이후 다른 유족과 논의해 입장을 밝히기로 하고 파란색 점퍼 차림으로 최 경위의 매형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섰다.  최씨는 "타살인지 자살인지는 부검해야 안다. 부검을 요청할 의향"이라며 "동생이 이렇게(억울하게) 갔으니 일단 부검을 해 밝혀내야 한다. (동생의) 배우자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최 경위가 유서에 쓴 내용을 소개하며 "경찰 공무원생활 15년동안 융자 6000만원 낀 전세 1억6000만원에 사는 모범적인 공무원이었다"며 "너무나 힘들고 견디지 못할 정도로 압박에 시달렸다고 억울한 내용이 유서에 나와 있다"고 했다. 이어 "(유서에)`너무 억울해서, 정보분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상을 뜬다. 직원들 사랑한다`고 쓰여 있었다"며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모 경위를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했지만 유서 내용 공개는 다른 유족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그는 그러면서 "(검찰)수사가 지금 바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가. 자기가 한 일이 아닌 것을 뒤집어 쒸우려 하니 죽음으로 간 것"이라며 "전화 통화에서 `검찰도 누가 지시하느냐. 결국은 모두 위(청와대)에서 지시하는것 아니냐. 퍼즐맞추기다`라는 말을 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최 경위의 최근 행적과 관련해서는 "12일 새벽 2시께 구치소에서 나와 집에서 잠시 눈 붙이고 오전 9시에 변호사 사무실로 갔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미행이 있다는 얘기도 했다"며 "그래서 `차량을 버려라. 내가 데릴러 갈게`라고 했더니 `잘못한 게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 경위와는 이때가 마지막 통화였고 이어 오후 1시30분께에는 최 경위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씨는 "동생이 어제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전화는 끊겨 있었다. 이천 설성면 한 마트에서 차량에서 발견된 번개탄 등을 구입했다고 하는데 패쇄회로(CC)TV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현재 동생 가족은 공황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최 경위의 시신 검시 결과 별다른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직접적인 사인은 이산화탄소 과다 흡입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됐다.  최 경위 왼쪽에 난 자해 흔적은 적접적인 사인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나왔다. 최 경위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 이천시 설성면 장천리 한 빈집 앞마당에 세워진 자신의 흰색 SUV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최 경위는 등산복 상하의에 패딩점퍼 차림으로 차량 운전석에 누워있었고,  조수석에는 다 탄 번개탄과 화덕, 문구용 칼, 빈 소주병 1개가 있었다. 최 경위 무릎에는 A4용지보다 약간 작은 노트에 14장 분량의 유서가 놓여져 있었다. 최 경위는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지난 9일 검찰에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해 12일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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