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서버를 두고 100억원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조폭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16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총책인 광주지역 조직폭력배 무등산파 조직원 고모(29)씨와 관리책 박모(30)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또 해외 서버 관리를 맡은 지모(30)씨와 해당 사이트에서 도박을 일삼은 김모(30)씨 등 59명을 도박개장 및 도박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9월 초까지 베트남 호치민시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5개를 개설한 뒤 1000여 명의 회원을 가입시켜 베팅금 55억원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는 국내외 야구·축구 등은 물론 e-스포츠 경기의 승패를 맞추는 방식으로 최대 1회 100만원까지 걸 수 있다. 범행과정에서 이들은 각각 베트남에서 서버관리와 충전·환전을 맡고있는 12명과 국내에서 현금 인출책·통장모집책을 맡고있는 5명으로 나눠 활동했다. 통장모집책은 국내에서 개당 50-100만원을 주고 대포통장을 구입한 뒤 베트남에 있는 고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입금받은 베팅금 중 45억원을 환전하고 수익금 10억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들이 20개의 대포통장을 마련한 뒤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광주지역 일대 은행 ATM기기로 현금으로만 빼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스마트폰 메신저로만 통화해 통화기록 조차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같은 조직원이나 추종세력들만 사이트 운영 등에 직접 관여시켰으며 단속될 경우를 대비해 관리책에게 지분을 나눠준 뒤 혼자 책임을 지기로 말을 맞춘 정황도 확인됐다.이들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 중에는 대구지역 조직폭력배 향촌동파 조직원 등 전국 각 지역 조폭들도 `총판` 역으로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총판을 맡은 이들은 전국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회원을 모집하고 수익금 중 일부를 받기도 했다.안재경 수성경찰서 형사과장은 "대구 조직폭력배가 해당 사이트에 가입해 불법 도박을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하던 중 더 큰 조직이 뒤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대거 검거에 성공했다"며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금이 폭력조직 운영자금으로 흘러갔는지 여부도 추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경찰은 이들로부터 불법수익금 4200여 만원을 압수하는 한편 달아난 자금책 조모(30)씨와 일부 회원 등 5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