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어묵으로 비하한 네티즌이 결국 구속됐다. 이 네티즌은 단원고 교복을 입고 어묵을 든 채 ‘친구를 먹었다’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그는 단원고 학생이 아닌 20세의 김 모 씨였다. 주목 받고 싶어 그 같은 행위를 했다니 기가 막힌다. 일베 인증의 손 모양. 정신병자 같은 네티즌이 올린 내용을 참고로 인용한다. 내용은 세월호 사건이후 일베 손 모양, 어묵이라는 표현은 세월호 참사로 바다에 빠져 숨진 친구의 살을 물고기가 먹고, 그 물고기가 어묵이 되었고, 어묵을 먹은 자기가 친구를 먹었다는 끔찍한 의미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차마 상상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정신병자나 다름없는 짓거리다. 이 네티즌 말고도 ‘세월어묵’이라는 이미지와 ‘아이들로 만들어 식감이 쫀득쫀득’이라는 모골이 송연한 설명을 올린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회가 왜 이모양인가.세월호에 희생된 학생들을 어묵으로 욕보인 사건과 비슷한 사례가 떠오른다. 지난 해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9월 세월호 유족들이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앞에서 단식하고 있을 때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이다. KT광화문사옥 앞에서 자장면을 먹는 퍼포먼스를 한 것은 무슨 억하심정이었던가. 또 광화문광장에 자리를 깔아놓고 죽치고 앉아 치킨 한 마리를 맛있게 먹고 자리를 뜨는 장면을 벌인 그 지독한 모멸과 비하행위는 무엇을 의미한 짓인가. 도대체 한국사회가 왜 이렇게도 증오심이 가득한 환경으로 오염됐을까? 청나라 이육수가 쓴 ‘제자규’에 확실한 것을 보지 않고, 경솔하게 말을 말고, 분명하게 알기 전에, 경솔하게 전달 말라고 했다. 진상을 모르면서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진상을 분명히 알기 전에 함부로 유포해도 안 된다.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쉽게 동의해서도 안 된다. 만약 동의하면 하거나 하지 않거나 모두 잘못이다. 말을 할 때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침착해야 한다. 너무 급하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불경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가섭불이 세상에 살아 있을 때, 목소리가 청아하면서 염불도 잘하는 한 소년 비구와 목이 쉰 소리를 내는 늙은 비구가 있었다. 소년 비구는 그 늙은 비구가 이미 성자의 지위에 올랐음을 모르고, 그의 목소리가 개 짖는 소리 같다는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소년 비구는 악담 한 죄 값으로 500년 동안 세간에서 늘 개로 환생하게 된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확실한 진상을 모르면서 함부로 남을 헐뜯지 말라는 뜻이다.구속 기소된 김 모 씨의 어머니가 공식 사과했다.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했다.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도 못하겠다.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고 말했다.또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다”며 “죄 값을 치르면 저와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볼 것”이라며 “새로운 모습으로 되어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문제는 범인 김 씨다. 그로 인해 온 가족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살게 됐지만 정작 김 씨는 아직 말이 없다.무심코 저지른 잘못을 ‘착오’라 하고, 알면서 고의로 범한 것을 ‘죄악’이라고 하는데 잘못을 깨닫는 즉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단 김 씨만이 아니라 이유 없이 세월호유가족을 증오하고 비하한 사람들 모두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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