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시에서 민간인 총기 사건으로 4명이 숨진 지 이틀 만에 경기도 화성에서 유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엄격한 총기 관리로 총기 안전 국가로 인식돼 왔지만 수렵기간인 점이 마(魔)의 함정이 됐다. 파출소에 영치했던 엽총을 경찰서에 가져간다면 빼낸 것이 집단살인 흉기로 변했다. 화성 경우 누범의 전과자인데도 총기를 소유할 수 있었다고 하니 뭔가 크게 잘못됐다. 화성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은 피의자가 파출소에서 엽총을 수령한 뒤 3명을 숨지게 하고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돈이 관련된 사건이라고 하나 돈 문제라고 해서 누구든 총기로 인명을 살상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출동한 파출소장 까지 숨져 더 큰 충격과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2013년에도 화성에서 사격장에서 몰래 빼낸 엽총으로 내연녀를 숨지게 하는 등 최근 2년간 30건 가까운 민간 총기 사고로 30여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하니 특단의 대책이 나와도 벌써 나왔어야 했다. 당국의 직무태만을 물어야 할 판국이다.‘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충동조절장애’니 ‘분노범죄’니 하지만 근본원인은 사회의 전반적 풍조가 과격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점에 있다. 대통령의 ‘단두대’라는 섬뜩한 용어사용, 정당의 대변인이나 지도자들의 험악한 말투는 소름이 끼칠 정도여서 청소년에게 미치는 해악이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본회의장에서 벌이는 난투극은 시정잡배보다 나을 게 없다. 사회에서 품격을 상실시킨 장본인이 정치권이라고 보는 것은 전혀 무리하지 않다. 사회지도자급이 그 정도이니 일반 서민들이 욱 하는 성미대로 치고받는 풍조가 일반화되는 것이다.총기관리도 문제다. 경찰이 관리하는 통계상의 민간 총기는 16만3664정이나 된다. 불법으로 소지하고 있는 총기까지 합산한다면 천문학저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중 살상능력이 강한 엽총과 공기총 등 7만6700여 정은 평소 경찰관서에 보관하되 사냥 등을 할 때만 주인에게 내주게 된다. 화성사건 범인은 음주운전 사기 등 전과6범이었고 폭력전과도 두 건이나 있었는데 총기를 소유하고 있었다. 사건발생이 가능토록 당국이 방치한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경찰은 전과자에게 총기소유를 못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진저리나게 들어 온 사후약방문이다. 아직은 무풍지대인 대구경북의 철저한 예방책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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