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잠들고 홀로 아침을 맞고 홀로 밥상을 받다가 누구 한 사람 지켜 보느 사람 없는 가운데 세상을 떠나는 고독사가 점점 늘고 있다. 왕후장상이라도 별 수없이 때가 되면 이 세상 떠나가기 마련이지만 죽은 뒤에도 오래 방치돼 있다가 백골이 되어 발견된다는 건 너무나 참혹한 일이다. 지난 25일 대구지역 원룸에서 혼자 살던 거주자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모두 거주지에서 홀로 ‘고독사’한 뒤 한두달이 지나 발견된 경우였다. 그런가 하면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 지원을 받으며 홀로 살던 할아버지(61)도 20여일 만에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누군가 할아버지가 하도 오랬동안 얼굴을 내밀지 않아서 찾아 가 문을 열어 본 것이 아니었다. 지독한 악취 때문이었다. 이웃들이 1층 집 주변에 악취가 난다고 민원이 들어왔는데, 이곳은 기초수급자가 살고 있다”며 “문을 두드려도 대답도 없어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경찰에 신고해 밝혀졌다. 할아벚의 휴대전화에 지난 6일 마지막 통화 내역과 주검 부패 정도 등으로 미뤄 20여일 전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할아버지는 10년 전 아내가 지병으로 숨지자 형제들과도 연락을 끊은 채 줄곧 혼자 살았다. 2년 전 이곳으로 이사와 주변 사람들과 거의 접촉을 하지 않다. 또 지난 2008년부터 기초 생활 수급자로 지정돼 다달이 48만8000원의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오며 고혈압·심장병·우울증·협심증 등을 심하게 앓아 장기간 치료를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병이 악화돼 외롭게 숨진 것이다. 같은 날 오전 10시 15분께에는 북구 복현동 한 원룸에서 36의 젊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주인이 최근 여성의 원룸 전기료가 체납되고 수도요금 독촉장이 계속 날아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보조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숨진 것을 발견했다. 고독사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장년은 물론 청년층까지 외롭게 죽어가고 있다.처음부터 외로운 사람은 없다.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함께 얘기할 수 있는 누군가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제발 나 좀 도와 주세요” 허공에 외치고 있지만 귀 기울여 주는 이는 없다. 말이 좋아 복지사각지대 대책이고 ‘129번’을 눌러 보건복지콜센터를 부르라고 하지만 그것을 아는 국민이 몇 명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