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예술고등학교의 등록금 미납 학생 처분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측이 등록금을 내지 않은 학생 3명을 교실이 아닌 도서관에서 별도 자습을 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적인 여론이 들끓고 있다. ‘비인권적’이며 ‘반인간적인 대우’라는 비판은 당연하다. 물신주의가 교육의 기회를 빼앗은데 대해 분노를 금치 못한다. 보도에 따르면 경북예술고는 사립 특수목적고로 음악·미술 등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다닌다. 등록금과 레슨비·급식비로 1인당 연평균 1000여만원을 내야 한다. 사립대와 비견되는 엄청난 금액이다. 과연 책정된 등록금-레슨비-급식비 등이 타당성있게 짜여진 것인지, 등록금의 집행은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논란은 지난 2일 개학과 동시에 시작됐다. 한 학년씩 올라가는 설렘을 안고 등교한 이날 오전 9시 A양 등 3학년 학생 3명이 교실에 앉아 있다가 “도서관으로 가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을 듣고 도서관으로 갔다. 그곳에서 학생들은 지도교사에게 이유를 물었고, 등록금과 레슨비 등을 장기간 미납해 따로 불려왔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사실 미납된 등록금의 액수는 만만치 않다. A양 등 여학생 2명은 1년치 1000여만원을 내지 않았고, 남학생 B군은 2년치 2000여만원이나 미납한 상태였다. 돈없는 죄인이라 학생들은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3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자습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1-2년치 등록금이 미납된 사실에서 학교측의 처분을 이해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만약 가정 형편이 넉넉한데도 등록금을 다른 곳에 쓰고 내지 않았다면 그 이상의 조치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장기 미납상태가 됐다면 생각을 달리 해 볼 필요가 있다. 장학금제도를 적용할 수 없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교육계에는 긴급복지제도가 없어도 되는 것인지 반문하게 된다. ‘참스승’을 추구하는 교사들이 모인 곳이라면 이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자습하도록 내버려 두었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너무나 비정한 곳이다. 근로장학생제도는 왜 없는가. 레슨비나 급식비에 예외는 없는 것인가. 개천에서 용 나는 기적의 학교를 만들려면 등록금을 내지 못해 교실에서 쫓겨나는 일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