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자(證道歌字)가 현존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년 간행)보다 최소 100년 이상 앞서 주조됐다는 연구결과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10일 경북대 박물관 시청각실에서 증도가자의 학술적 가치 부여와 의미 제고를 위한 ‘증도가자 기초학술 연구성과 발표회’ 자리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국립문화재 연구소가 발주하고 경북대 글로컬문화콘텐츠 창의인재양성사업단·경북대 사회과학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발표회는 지난해 6월 10일부터 11월 30일까지, 고려금속활자 109점을 대상으로 3D 스캔 및 도면작성·방사성 탄소연대분석·금속성분 비파괴분석 등을 수행한 연구 성과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증도가자 자형(字形)과 인본(印本) 자체(字體)연구’(이승철·청주 고인쇄박물관 연구사), 증도가자에 잔류된 먹의 방사성탄소연대분석’(홍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 ‘고려금속활자 금속성분 비파괴분석’(조남철·공주대 교수), ‘최근 발견된 증도가의 주자본 감별 방법연구’(조형진·강남대 교수) 등 총 6편의 연구발표와 함께 참석자들간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증도가자 자형(字形)과 인본(印本) 자체(字體)연구’를 발표한 이승철 연구사는 “증도가자가 실물로 전하는 현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1232년 이전 개성에서 주조된 것으로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은 금속활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은 “방사성탄소연대 추정결과, 대략 1033-1155년(신뢰도:95.4) 정도로 측정된다”며 “측정에 필요한 먹의 양이 4mg 정도로 멸균된 수술용 메스를 이용해 표면의 흙과 녹을 제거한 후, 활자의 표면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표면에 묻어있는 먹을 채취했다”며 작업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고려금속활자의 사간본(寺刊本) 판경(板經)의 서체비교’를 연구한 이완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통일신라 이래로 정자체의 경우, 구양순류의 골격이 있고 획이 명료한 글자체가 유행한다”며 “증도가자가 1125년(대각국사비)과 충렬왕대(1275-1283년) 불교 사경 사이에 주조됐을 것으로 짐작되며, 13세기 후반을 크게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계의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도 있는데, 증도가자에 대해 세계최초 고려금속활자로서의 가치와 의미부여에 동의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고려금속활자의 발견과 선행연구 성과소개’를 발표한 김성수 교수(청주대)는 “동의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이라고 못박아 말했다. 이어 그는 “문화재청이 진위감별을 위해 프로젝트를 경북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남권희 교수)에 용역을 의뢰한 것이고 거기에 따라서 국가문화재지정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기자의 “방사성 탄소연대분석과 금속성분 비파괴분석 연구가 증도가자의 학술적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연구 방법론으로 타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활자를 조판해서 인쇄할 때 먹이 묻게 되고, 이에 덮인 흙을 걷어내고 먹의 방사성 탄소연대를 추정한 것이고, 납 동위 원소를 사용해서 분포를 찾는 것은 객관적으로 활자가 만들어진 주원료인 금속재료를 방증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이같은 방법론은 현재 융복합연구로는 더 이상 없다”며 융복합 최고의 연구방법론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