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정상과 주요 인사 등 3만5천여명이 참가한 세계 물포럼은 물 산업만이 아니라 관광과 ‘메디시티 대구’를 전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였다. 그럼에도 유독 대구의 의료관광이 외면당하고 있으니 ‘메디시티 대구’란 말이 부끄럽게 됐다. 지역민방 TBC의 보도에 따르면 메디시티 대구를 알리기 위해 이번 물포럼 참가자들에게 내놓은 의료관광 상품으로 ‘헬시로드 대구’가 있다. 지역병원과 한방병원에서 기초적인 건강검진과 진료를 받는 유료 투어인데 행사 나흘째인 15일까지 신청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하니 창피한 일이다. 너무나 참담한 실정에 대구시는 아예 프로그램운영을 포기했다고 한다. 물포럼 운영위 관계자에 따르면 헬시로드 모객이 전혀 안 되고 있어서 운영을 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곰곰이 살펴보면 문제가 없지 않다. 엑스코 행사장에는 병원과 진료과목 안내만 해주는 의료관광 홍보부스만 달랑 차려 놓아 유인효과를 노리기 어렵게 됐다. 현장에서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발걸음을 멈추게 할 체험과정이 빠진 것이다. 게다가 진료내용도 10만원 하는 한방치료에서 500만원이 넘는 화상 상처 치료 등 고가이고 외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내용도 너무 빈약하다. 실제로 외국인 관람객도 비용이 생각한 것보다 너무 비싸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금까지 의료관광객들에게 이런 식으로 대했다면 ‘메디시티 대구’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된다.그렇지 않아도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10명 중 8명 이상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지역의 의료관광객 유치에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는 대구시의 발표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2월 6일 부산시와 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광역권 의료관광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 의료관광 상품 개발과 홍보·마케팅을 강화에 나선 상태다. 또 대구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료관광 클러스터 구축 공모사업에 단독 선정된바 있고 올해는 특화상품 개발로 해외 의료관광객 1만5천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물포럼을 계기로 한 실상을 보니 빛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람객들의 냉랭한 반응은 물포럼을 계기로 의료관광 붐을 일으킬 진지한 고민도 하지 않은데 따른 자업자득이다. 손에 쥐어 준 떡도 놓치는 물포럼운영위와 의료업계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