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큰잔지 2015 대구경북세계물포럼이 국제적 망신을 독톡히 사고 막 내렸다.물 부족 없는 세계를 만들자고 소리쳤지만 행시기간(4월12-17일)자격루 쓰러지고 마이크는 먹통됐다.조직위 미숙한 진행으로 국제망신을 샀다.대구 세계 물포럼은 말 그대로 기업 홍보로만 채워진 그들만의 잔치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교통편의·홍보 부족으로 참가 외국인들은 한숨을 지었다.행사가 우선이라는대의명분은 오히려대구시민을 홀대하는 꼴이됐다.엑스코를 찾은 외국인 참가자는 휴식공간이 부족해 복도 바닥에서 자료를 정리했고, 환경단체 ‘물산업·댐건설 반대’ 를 외치며 시위를 했다.세계물포럼 폐회식 중 대구시청 직원이 4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도 터졌다.급기야 대구시의회는 19일 ‘세계물포럼 운영 미숙 유감’ 이라는 보도자료 내고 사실상 권영진 대구시장을 향해 해명을 요구하는 사태도 벌어졌다.세계물포럼조직위원회 운영미숙으로 대구의 국제적 이미지를 크게 실추한 탓이다.▣ 대구 국제적 이미지크게 실추대구시의회가 긴급 확대의장단 회의를 열고 대구물포럼 행사 운영미숙을 집중공격했다.‘물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6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7일 폐막했다.하지만 이동희 대구시의회의장은 폐막식이 열리기 전 긴급 확대의장단 회의를 열고 세계물포럼조직위원회의 운영미숙으로 초래된 대구의 국제적 이미지 실추에 대해 유감을 표명, 대회 조직위와 대구시에 책임 있는 해명을 강력히 촉구했다.지난 12일 세계물포럼 개막식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외국정상들과 국왕, 총리 등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펼쳐진 퍼포먼스에서 ‘자격루’ 구조물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다. 시의원들은 나라의 위상에 누를 끼쳤고 굵직한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글로벌도시 대구의 도시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고 맹폭을 가했다. ‘자격루’ 사고이후 조직위나 대구시 어디에서도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시의원들은 “사고 직후 빨리 총괄책임자인 조직위 관계자가 상황설명과 해명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결국 조직위와 대구시에서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미숙한 행사진행에 대한 잘못을 인정해 대구시민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며 “대구시도 중앙정부나 조직위의 책임으로만 떠넘기는 것은 시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기는 일”이라고 공격수위를 높였다.대회를 총괄 지휘하는 국토교통부와 조직위원회, 대구시간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조체계가 미흡했고 홍보부족과 불편한 숙박, 수요예측 부족으로 인한 행사장 주변 주차심각 현상 등으로 행사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고 소리쳤다.시의원들은 조직위원회가 지역의 목소리를 들은 채도 않고 불과 개막 6일 전인 지난 6일에야 현장에 사무실을 꾸리는 등 국제 행사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를 집중 성토했다.이동희 대구시의회 의장은 “이번 세계물포럼을 통해서 대구가 물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국토부와 조직위의 독선적인 행사 진행으로 대구의 이미지가 국제적으로 실추 되는 큰 오점을 남겼다”고 말했다.▣ 자격루 쓰러지고 마이크 먹통…지난 12일 열린 세계 최대 물 관련 행사인 ‘제7차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의 개회식에서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진행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개회식 특별행사 중에 자격루(自擊漏)를 형상화한 구조물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퍼포먼스는 박근혜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이 조선시대 세종시대에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를 본떠 만든 구조물의 밧줄을 당기면 물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주요 내빈들이 밧줄을 잡아당기자 구조물이 통째로 넘어졌고, 경호원들이 무대로 뛰어올라가 상황을 수습하는 동안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이색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한 조직위의 의도가 빗나가면서 오히려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된 것이다.앞서 이날 오전 11시45분에 열린 세계물위원회(WWC) 기자간담회에서도 마이크 불량 사고가 일어났다.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베네디토 브라가 위원장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태가 발생한 것.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베네디토 브라가 위원장의 인사말의 앞부분이 마이크가 나오지 않아 난처한 모습을 보였고, 5분 정도가 지난 후에 마이크가 정상 작동됐다.질의응답 시간에는 통역기에 문제가 발생해 행사진행자가 직접 무대에 뛰어 올라가 통역을 하는 웃음거리를 샀다. ▣ 대구 세계 물포럼 그들만의 잔치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경북 지역에서 열린 `세계 물포럼`에 대해 “실상은 물 민영화를 위한 포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세계 물포럼은 세계물위원회가 3년마다 ‘세계 물의 날(3월22일)’을 전후해 여는 물 관련 국제 행사다. 이번 제7회 세계 물포럼은 세계적인 물 부족과 위생관리 등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공동대응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세계 물포럼은 물의 공공성보다는 물 관련 산업 전반을 육성하기 위한 물산업화에 목적을 둔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실제로 정부는 대구시를 국가 물 산업 클러스터 도시로 선정, 오는 2017년까지 국제적인 물 기업 5개사를 유치할 계획”고 비판했다.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관련해 프랑스의 다국적 물 기업 베올리아가 현재 대구시와 경주시에 상수도 민간위탁을 제안한 상태”라며 “수에즈도 대구경북 지역의 물 산업 진출을 위해 클러스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기업은 모두 이번 포럼의 공식 스폰서”라고 강조했다.정부는 2001년 수도법 개정을 통해 물 민영화 정책을 본격화했다. 2013년 기준, 위탁으로 운영 관리하는 공공하수처리실 전체 413곳 중 민간위탁과 민자사업이 317곳으로 전체의 56.9%에 달한다.환경운동연합은 “전체 하수처리시설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민영화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환경운동연합은 “물은 인권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와 공중위생에 대한 권리는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데 필수적인 인간의 권리로 기업이 사유화 하고 이익 창출의 대상으로 삼을 대상이 아니다”며 “올바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하고 경계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내·교통편의·홍보 부족 등 ‘한숨 뿐’150여개국에서 참여하는 ‘제7차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이 외국인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미흡하다는 불만이 동시에 터졌다.세계물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시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은 안내, 수송, 숙박,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만을 토로했다.주요 행사장을 제외한 곳에서는 안내요원의 부족함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실제 기업관 전시회 출품을 위해 멕시코에서 대구시를 방문한 어네스토 로제노 로자(56)는 지난 13일 서울행 KTX열차 승차권을 구매하기 위해 동대구역을 찾았다. 그는 인파가 붐비는 매표소 앞에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열차 시간표만 쳐다보며 30분 이상 발만 동동 구르고 서 있었다.그의 목에는 물포럼 참가자 인식표가 걸려있었지만 그를 도와주려는 안내원은 없었다. 그는 “대구에 도착해서 엑스코(EXCO)로 이동하기는 쉬웠지만, 막상 떠나려 하니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라며 “오는 사람은 반겨주지만 떠나는 사람은 챙기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부룬디에서 온 타무바노 아리얀(37·여)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에서 물 포럼 관련 관계자나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그는 “인천공항에서 행사장까지 가는 방법에 대해 사전에 물어봤었지만, 대답이 없었다”라며 “결국 스튜어디스에게 문의해 4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대구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도쿄에 상주하는 리차드 라모엘렛시(56) 레소토 대사도 행사장 등에는 안내원이 있지만, 막상 특정 위치를 벗어나 택시를 타거나 이동을 하려고 하면 도움을 청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고 지적했다.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정보와 안내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쏟아졌다.스위스에서 방문한 패니 블루(32·여)도 “숙소에서 엑스코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오전에는 7시30분과 10시30분 두 번뿐이어서 실제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아메드 하다드(40)씨는 포럼에서 점심식사는 제공해주지만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는 직접 해결해야 하지만, 인근 식당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밝혔다.그는 “행사장을 벗어나면 모든 것이 한글로 써있고 외국인 친화적이라고 할 수 없다”라며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지만, 이를 전혀 느낄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행사가 우선”… 홀대받은 대구시민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던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이지만 정작 시민들은 홀대를 받았다.행사 진행이 우선이라는 명분 아래 시민들의 포럼 관람 자유는 통제됐다.1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산격동의 엑스코(EXCO)에서는 제7차 대구·경북물포럼 개회식이 열렸다. 주관 방송사 KBS는 오후 2-4시 2시간 동안 생중계를 통해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개회장 안은 물론 엑스코 광장 앞에 이동부스를 차려놓은 채 이원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의 세계물포럼 사진전 관람은 제한됐다. 이동부스가 사진전 공간 옆에 마련 돼 있어 생방송의 뒷그림(?)을 망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행사 주최 측은 정확히 언제부터 통행이 가능한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그냥 들어갈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행사의 한 진행요원은 “생방송 중에는 광장 안으로 일반인들을 출입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시민들의 통제를 맡은 한 경찰관은 다른 경찰관에게 “생방송 중이니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지 못하게 하고, 특히 떠들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아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남구에서 부인과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현장을 찾은 한모(41)씨는 “물포럼이라는 국제 행사를 대구에서 한다고 해서 딸을 데리고 이곳에 왔는데 정작 방송을 이유로 못 들어가게 했다”며 “사진전도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겠다”고 서운한 뜻을 내비쳤다.어머니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이중용(17) 군은 “주중에는 학교를 가야해서 못 오기 때문에 휴일인 오늘 왔는데 오늘은 일반 참여자들은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조금 억울한 감이 있다”며 발걸음을 돌렸다.생방송이 끝나고도 일반 시민들은 물론 엑스포 참여 기업인들까지 한동안 행사장 근처를 다닐 수 없었다. 개회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 문제로 출입을 다시 통제했기 때문이다.개회식이 열린 이날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전시회 참가 기업인 등 일부만 참여할 수 있다.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던 대구시와 경북도의 외침과는 정반대로 개막식을 보러온 시민들에게 허용된 것은 엑스코 광장 앞에 마련된 사진 전시 관람뿐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생방송을 이유로 제한됐다.▣ 세계물포럼 폐회식 시청 직원 4m 아래 추락 지난 17일 오후 1시30분께 제7차 세계물포럼 폐회식이 열리고 있는 대구시 북구 대구엑스코(EXCO) 폐회식장에서 대구시 물포럼지원단 소속 공무원 이모(38)씨가 폐회식 무대 뒷편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이씨의 오른쪽 발목이 골절돼 엑스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소방당국 관계자는 “이씨가 제7차 세계물포럼 폐회식 무대를 점검하던 중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4m 아래로 떨어졌다”며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씨는 대구시청 환경정책과 소속으로 이번 물포럼 행사를 위해 물포럼지원단으로 파견 근무 중 사고를 당했다.박영덕 / 송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