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내일학교 늦깎이 학습자 288명은 21-28일까지 명덕초 교육관 등 5개 교육관별로 봄소풍을 떠난다.대구내일학교는 학령기를 놓친 성인을 위해 설치한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초·중학교 학력인정 문해교육기관으로, 현재 5개 초·중학교(명덕·달성·성서·금포초, 제일중)에 설치돼 316명의 성인 만학도가 공부하고 있다. 현장체험학습은 학습자의 의견을 수렴, 교육관별로 특색 있게 실시된다. 초등과정은 대구수목원(명덕관 1반), 팔공산 동화사(명덕관 2반), 전통놀이 문화체험학교(달성관·성서관), 세종대왕자 태실(금포관), 중학과정은 학년별로 영남대학교 박물관과 한옥촌을 탐방한다.박구자(79) 할머니는 “팔순이 다 된 나이에 학교를 잘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벌써 7개월이 흘렀다. 자식들이 소풍가면 예전에는 내가 싸주었던 김밥을 딸이 싸준다고 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 다리가 아프면 소풍을 갈 수 없을까봐 미리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았다”고말했다.정부순(78) 할머니는 “이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난생 처음 소풍을 간다. 어릴 적 친구들이 학교에서 소풍간다고 할 때 나는 갈 수가 없어 한이 되었는데…, 마음이 들떠서 아들 며느리에게 자도 했다”고 기뻐했다.대구로 시집온 베트남 출신 김하는(29)씨는 “고향 베트남에 없는 수목원으로 소풍을 간다니 마음이 설레인다. 나이는 저보다 많지만 같은 반 늦깎이 친구들과 함께 먹을 점심으로 무얼 싸갈지 고민 하고 있다”고 들떠있다.소풍 떠나는 할머니들은 “초등학교 밖에 못 나온 우리 부부는 작년 중학교에 나란히 입학해서 같은 교실에서 짝궁이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직접 김밥도 싸고 계란도 삶아서 함께 소풍 갈 생각을 하니 정말 신나고 기다려진다”고 말했다.우동기 대구교육감은 “매년 봄나들이로 체험학습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건강상의 문제로 모든 학습자들이 참여하지 못해 안타깝다. 늦깎이 동급생들과 함께하는 소풍에서는 게임과 장기자랑도 하고 준비해 온 도시락도 함께 나누어 먹으며 어릴 적 못 갔던 학교 소풍의 기분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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