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일)는 35번째 맞은 장애인의 날이었지만 뚜렷한 행사없이 지나갔다. 그만큼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옅어졌다는 증좌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 5명중 1명 이상은 우울감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자살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적 어려움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도 힘든데다 장애로 인한 부담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장애인구 대비 장애인 취업자 비율은 36.6%로 전국 인구 대비 취업률(60%)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마저도 취업 장애인의 40%는 자영업으로 안정적이지 않았다. 이래서는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학교생활, 결혼, 지역사회 생활 등의 차별 경험이 종전보다 줄었다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하지만 취업시 차별 경험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결과에 맥이 풀린다. 장애인들의 취업이 궁극적으로 벽에 부딪친 느낌이다. 제대로 되자면 취업시 호혜의 감정으로 격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더 심각한 것은 실제 실태조사를 통해 나타난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다. 고작 223만5천원으로 전국 가구의 절반에 그쳤다. 더욱이 장애로 인한 평균 추가비용은 월 16만4천원으로 2011년보다 2.2% 증가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쓸 곳은 더 많아 진 것이다. 같은 돈을 벌어도 병원비 등을 줄일 수 없으므로 건강한 가족보다 형편이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그간 정부가 꾸준히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펴왔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살기는 힘든 곳이다.장애를 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불가항력적으로 겪게 된다.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으로. 건강한 사람도 나이가 들면 예기치 않았던 불편함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것이 바로 장애가 아니고 무엇인가. 산업재해도 있고 교통사고도 있으며 안전사고도 장애원인이 된다. 장애인의 모습에서 내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럴진데 장애인을 결코 소홀하게 대접할 수 없을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몸에 밴 시민이 일등 국민임을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한다. 기업주는 물론 관공서 공기업까지 장애인 채용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데서 장애인들의 미래가 어둡게 된다. 장애인 고용률을 준수한다는 시혜적 차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자세를 갖출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