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산 대폭 삭감에 대해 대구시 동구가 보도자료를 내고 이례적으로 반발하자, 구의회가 “충분한 논의 후 진행된 일을 반박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다”며 재반박하고 나섰다.17일 대구시 동구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에서 삭감한 예산은 해당 부서장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진행됐음에도 보도자료를 내며 반박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다”며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데이터를 제시한다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라도 반영하겠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화재단 예산은 채용되지 않은 자리의 인건비며 동구 대표축제 예산은 용역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불분명했다”며 “물놀이 조성사업 등은 예산서에는 사업예산으로 반영됐지만 이는 용역예산으로 밝혀져 부분 삭감했다”고 설명했다.또 “특히 곤충 축제예산은 지역 생태계 복원을 통한 축제 진행이 아닌 구청에서 반딧불, 곤충 등을 인위적으로 구매해 축제를 진행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상식적이지 못해 예산을 삭감했다”고 예산삭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동구의회는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에서 11개 사업비 16억9000여만원을 삭감했다. 상임위를 통과한 예산안은 예결위에서도 과다편성 등의 이유로 9억3000여만원의 예산이 삭감됐다. 동구 대표축제 등 문화관광과 5개 사업과 봉무나비 생태원 운영 등 공원녹지과 2개 사업은 예결위 문턱을 넘지 못하며 전액 삭감됐고 동구문화재단 사업 지원사업 등 3개 사업은 부분 감액됐다. 삭감한 금액은 예비비로 전환했다.이에 동구청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구 주민들이 즐기고 원하는 축제를 개최할 수가 없게 돼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공식 반발했다.구청 관계자는 “관례상 예산이 승인되면 범위 안에서 용역을 진행하고 세부계획을 세워왔다”며 “구청과 의회가 빨리 의견을 교환해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구청과 동구의회 간 힘겨루기로 인한 예산삭감의 피해는 지역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됐다. 팔공산 축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정치적인 부분 때문에 주민들이 왜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부 주민들은 예산 삭감에 동의한 구의원들을 대상으로 주민소환을 추진하자고 주장한다”며 “다른 데서 축제예산을 끌어와도 모자랄 판에 있는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팔공산축제는 20년이 넘었는데 하루아침에 당의 입장에 따라 삭감한 것은 대구시민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다”며 “주민을 볼모로 잡아 예산 삭감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