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태’로 사형을 선고받은 고(故)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측이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김 전 부장의 여동생 김모씨를 대리해 서울고법 형사과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이날 제출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보안사령부가 쪽지재판을 통해 재판에 개입한 사실과 공판조서가 당시 발언 그대로 적히지 않은 사실이 녹음테이프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며 “이번 재심의 가장 큰 목적은 ‘내란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다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이날 민변은 `대통령 각하의 무덤 위에 올라 설 정도로 내 도덕관이 타락해 있진 않다`고 말하는 김 전 부장의 최후진술 등 일부 녹음테이프를 재생하며 “김 전 부장은 적나라하게 박 전 대통령의 살해동기가 자유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이외에도 민변은 △김 전 부장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부득이한 살인이었다는 동기를 밝혀야 한다 △사법부 치욕을 씻어야 한다 △변호인의 접견권이나 김 전 부장의 변호인 조력권 등이 침해됐다 △박 전 대통령을 살해한 동기가 왜곡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란죄로 유죄를 받았고 정승화 당시 육국참모총장은 무죄를 받았다는 등의 재심 청구 취지를 밝혔다.김 전 부장의 유족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가 세상을 떠난 지 꼭 40년이 되는 올해, 10·26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다”며 “재심을 통해 궁극적으로 구하고자 하는 바는 판결이라기보다는 역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