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경산에서 발생한 성폭력·절도사건에 경찰이 범인을 9개월 동안 불구속 상태로 끌고 가는 동안 추가 범행사실이 폭로돼 경찰에 대한 불신이 도를 넘었다.피해여성 B씨는 남성 A씨(30)에게 성폭행과 절도까지 당한 사건으로, 지난달 1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년 전 대구에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범인 A씨가 “경산에 왔다. 오랜만에 술 한잔하자고 해 혼자 나가기 멋쩍어 후배 C씨와 3명이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후 A씨가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말했고 집 앞에 도착한 A씨는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배가 아프다. 화장실을 잠깐 쓰자”고 했다는 것이다.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는 B씨는 약을 먹고 A씨가 나가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잠들고 말았고 “약기운에 저항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눈을 떠보니 저금통(200~300만원), 청소기, 지갑(8만원), 커플링(18K 2돈), 기념시계, 이어폰 등을 싹 쓸어 갔다”고 주장했다. B씨는 “112에 전화해 성폭행 당했다고 신고하고 그 상태에서 경산경찰서로 직접 찾아가 여성 경찰관과 동행해 산부인과를 방문했으나 남성 의사였다. 경산에 여성 의사가 운영하는 산부인과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남성의사에게 보여 그때 느꼈던 수치심은 말로 다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내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경찰의 처사를 비난했다.B씨는 “경찰에 수회 걸쳐서 전화하고 찾아가 범인을 잡아 처벌해 달라고 요구 했으나 경찰은 집에 가보니 없더라는 식으로 7개월을 끌어왔고, 참다못한 B씨는 지인들에게 A씨의 사진을 공유해 잡아달라고 부탁해 무려 3~4번이나 A씨를 직접 경찰에 넘겼으나 경찰은 그때마다 풀어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이어 “경찰과 검찰이 9개월 동안 A씨를 구속하지 않아 D씨와 E씨 2명이 A씨로 부터 똑같은 수법으로 성폭행과 절도까지 당한 피해자가 더 있다”고 주장해 검·경이 범인을 불구속 상태로 9개월이나 끌며 미적거리는 동안 A씨는 검·경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 다른 여성들을 상대로 추가 범행을 해 검, 경의 수사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덧붙여 “검찰에 전화로 물어보면 ‘코로나’를 핑계 대며 조사 중이라고만 하고 연락하지 말라는 식이고, 국선 변호사에게 물어보면 답답하면 돈 주고 변호사를 선임을 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며 “자살시도까지 했었다. 처음에는 우울증만 있었는데 이제는 공항장애, 불안장애까지 늘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너무 괴롭다”며 가슴을 쳤다.또한 “피의자 A씨가 난 집행유예로 나오면 끝이라며 뻔뻔하게 말해 정말 그렇게 되면 난 어떻게 되나? 경찰도 검사도, 변호사도 모두가 다 원망스럽다. 단 한곳도 단 한명도 도움 받을 곳이 없다. 검찰에 아무리 전화해도 서류를 보고 있다며 구속하지 않고, 변호사를 살 능력도 안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만 흘렸다.지난달 27일 경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자는 성폭행 당했다고 하나 가해자는 사귀는 사이 라고 했다”며 “추가피해자에게 신고가 들어보면 조사 하겠다”는 입장으로 원론적인이고 형식적 답변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