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가객’ 포크가수 김광석(1964~1996) 25주기를 맞아 고향 대구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에 따라 비대면 문화공연으로 기획하는 등 예년보다 규모를 축소했다.대구 중구청 등은 김광석의 기일인 6일 오후 대봉동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 추모식을 개최했다.지역 출신 뮤지션으로 여전히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김광석을 기리기 위해 2015년 제정된 행사다. 추모식 현장은 한적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내빈을 류규하 중구청장, 유족, 중구의회 의원 등 10여명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추도사, 헌화, 짧은 공연이 이어진 행사는 30분이 채 되지 않아 막을 내렸다. 추모 메시지 등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지만, 참여하는 시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광석길은 화창한 날씨에도 한파와 코로나19 탓에 텅 비어 있었다. 추모공연 역시 비대면으로 한다.재즈보컬리스트 유사랑, 포크아티스트 서연우는 이날 오후 7시 김광석길 인근 김광석스토리하우스에서 고인의 음악을 재해석해 노래한다. 현장 관객 없이 유튜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김광석의 추모식이 이처럼 조용한 분위기로 치러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구청 등은 매년 추모식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마련했다. 시민들은 170여석 규모의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을 채운 채 지역 뮤지션들이 새롭게 탄생시킨 김광석의 노래를 감상하곤 했다.김광석 관련 지자체 사업도 위축된 상태다. 김광석의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참가하는 ‘김광석 나의 노래 다시 부르기’ 대회는 지난해 심사와 본선 무대 등 대부분의 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백지영 등 가수들이 축하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달군 2019년과 대조적이다. 대봉동 주민과 지역 예술가 등이 함께하는 ‘김광석길 페스티벌’ 역시 지난해 행사를 대폭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규모를 축소했다. 2010년 조성해 지역 관광명소로 거듭난 대봉동 김광석길 역시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며 지역 경제까지 타격을 입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7월에는 김광석스토리하우스 전시관에서 불이 나 유품 일부가 훼손됐다. 유족들은 여러 악재로 김광석을 추억할 기회가 줄어든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고인의 부인인 서해순 위드삼삼뮤직 대표는 “김광석스토리하우스와 김광석길을 잘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콘텐츠도 다양화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김광석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다시 함께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류규하 중구청장은 “지금처럼 힘든 시기 김광석의 음악이 시민들에게 큰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해 관련 문화·관광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한편 김광석은 중구 대봉동에서 태어나 1968년 서울 종로구 창신동으로 이주했다. 1984년 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로 데뷔했으며 ‘나의 노래’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 감미로운 포크 음악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1996년 3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