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됐다. 문화도시는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예비문화도시를 거쳐 법정문화도시에 최종 선정되면 5년간 문화사업 관련 사업비 150억 원을 지원받는다.문체부는 △문화도시 추진 필요성 및 방향의 적정성 △조성계획의 타당성 △문화도시 실현가능성 △지자체 관련 사업간 연계와 협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칠곡군을 비롯 10개 지자체를 예비문화도시로 선정했다.군은 ‘인문적 경험의 공유지 칠곡’을 비전으로 지난 2년간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지역 내 다양한 계층과 세대의 의견을 반영해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의 다양한 문화실험 활동을 통해 내실을 다져왔다.군은 광역단체에서나 시도할 법한 지역 폰트 일명 ‘칠곡할매서체’도 제작해 화제다. 지금까지 지역 폰트는 서울, 경기, 부산 등 대도시나 일부지자체 등에서 홍보를 위해 제작돼 왔으나, 이번 칠곡할매서체는 뒤늦게 한글을 깨우친 다섯 할머니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글씨로 폰트를 만든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군은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배우게 된 할머니 400명 중 개성 있는 글씨체의 다섯 분을 선정해 폰트를 제작, 칠곡군 누리집에서 개인 및 기업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폰트 이름은 제작자의 이름을 따 △칠곡할매 권안자체 △칠곡할매 이원순체 △칠곡할매 추유을체 △칠곡할매 김영분체 △칠곡할매 이종희체로 지었다.할머니들은 4개월 동안 펜을 몇 번씩 바꿔가며 영어와 특수문자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한 사람당 2000여 장에 달하는 종이를 사용하는 등 폰트 만들기에 정성을 기울여 참여했다.국내 최초 한글 전용 박물관인 우리한글박물관에서 칠곡할매서체가 전시됨에 따라 더욱 의미가 깊어졌다.군은 칠곡할매서체를 지역 축제 등 공식행사 현수막과 티셔츠, 홍보용품, 농산물 포장 디자인 등에 활용하고 휴대폰, 태블릿 피시 등의 모바일 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할머니 글꼴을 개발해 배포한다.백선기 군수는 칠곡할매서체와 문화예비도시와 관련해 “또 하나 값진 문화유산을 만들어냈다. 인문학 마을로 다져진 칠곡군민의 힘이 이뤄낸 성과”라며 “인문적 경험을 도시전체로 확산하고 타 도시와도 공유하는 문화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박노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