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맞아 올해 설 차례상은 어떻게 차려야 할까.2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설은 세배와 차례 문화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코로나19 방역을 위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됨으로써 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르면 4인까지만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설 연휴에는 객지에 나가있던 가족들이 모여 세배를 주고받는 광경도 보기 힘들 듯하고, 그러다보니 차례음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한국국학진흥원이 2017년부터 제례문화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서(禮書)와 종가, 일반가정의 설 차례상 음식을 조사한 바 있다.그 결과 예서와 종가에 비해 일반가정의 차례 음식이 평균 5~6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제례문화의 지침서인 ‘주자가례’에 의하면 설날은 새로운 해가 밝았음을 조상에게 알리기 위해 간단한 음식을 차려두고 인사를 드리는 일종의 의식(儀式)이다.이런 연유로 설날과 추석에는 제사를 지낸다고 하지 않고 차례(茶禮)를 올린다고 한다. ‘주자가례’에서는 설 차례상에 술 한 잔, 차 한 잔, 과일 한 쟁반을 차리고 술도 한 번만 올리며 축문도 읽지 않는다고 했다.한국국학진흥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전통 격식을 지키는 종가의 설차례상 역시 ‘주자가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안동의 퇴계 이황종가에서는 술, 떡국, 포, 전 한 접시, 과일 한 쟁반 등 5가지 음식을 차린다. 과일 쟁반에는 대추 3개, 밤 5개, 배 1개, 감 1개, 사과 1개, 귤 1개를 담았다.‘주자가례’에 비해 차가 생략됐고, 대신 떡국, 전, 북어포를 추가했다.반면 일반가정의 차례상에는 평균 25~30가지의 음식이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과일은 종류별로 별도의 제기에 각각 담고, 그 외 어류와 육류, 삼색 채소, 각종 유과 등이 추가됐다.명절과 기일에 행하는 차례와 제례는 조상을 기억하기 위한 문화적 관습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전통이다.다만 나라와 종교에 따라 조상을 기억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따라서 과도한 차례상차림으로 인해 가족 간 갈등을 일으키면서 여러 사회문제를 초래한다면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원래 간소하게 장만했던 차례 음식이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유통구조가 발달함에 따라 점차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어 “올해 설 연휴는 코로나19 방역으로 가족들이 모이지 못해 집집마다 차례음식을 줄인다고들 한다”며 “따라서 이번 기회에 차례상의 원래 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주자가례와 종가에서 하는 것처럼 술과 떡국, 과일 한 쟁반을 기본으로 차리되 나머지는 형편에 따라 약간씩 추가해도 예법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