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연장, 일단 환영”, “피로감은 좀 덜해 질 것 같네요”영업시간 제한이 10시로 연장된 첫 날, 가게 주인이나 손님 모두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1년, 시민들 피로도가 높아지던 시점에 영업시간 제한 완화가 정서적인 피로감을 어느 정도 덜게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1시간 연장에 체감이 다르다는 분위기다. 명절 대목을 앞두고 5인 이상 집합금지 유지는 아쉽지만, 신학기를 대비한 고육책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수긍하는 듯 했다. 8일 저녁 9시 대구 중구 동성로.동성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A(여·28)씨는 “퇴근 후 남자친구와 만나면 대략 8시가 조금 안되는데 영업시간이 종료되는 9시까지 시간이 빠듯했다. 메뉴 고르다보면 식사하기 바빴다”며 “지쳐가던 터에 (제한에 대한) 정서적인 피로감을 좀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52)씨는 “매출을 생각하면 1시간 연장으로는 턱도 없다”면서도 “8시30분 전후로 손님들을 재촉해야 했다. 한창 무르익던 분위기를 깨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9시가 넘어도 된다는 생각에 손님들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업계에 일단 숨통이 좀 트이지 않겠느냐고 했다.직장인 C(32)씨는 “개인적으로 9시는 좀 빠듯하고 10시 정도는 적당하다는 생각도 있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는 이어지지만, 어쩔 수없는 저녁 약속에는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긴 느낌이다”고 했다.영업시간 완화를 대체로 반겼지만 업종별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술집이 몰려있는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권 골목과 도로는 썰렁했다.한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영업시간 제한 완화가 별 의미 없다고 본다. 어차피 손님들이 줄었는데 연장 영업한다고 매출이 오르겠나. 직원 인건비만 더 부담된다”며 한숨 쉬었다.평일인 탓도 있었지만 시간 연장과 상관없이 식당은 텅 비었고 술집엔 젊은이들로 넘쳐 났다.영업시간 종료 30여분을 남기고 테이블 여기저기서 술 주문이 몰렸다. ‘알코올 총량제’라도 있는 듯 테이블마다 술잔 회전율이 높아졌다.일본식 선술집 업주 E씨는 “손님은 크게 줄었지만 시간대와 인원을 고려하면 술 소비량 자체는 크게 줄지 않은 것 같다. 영업시간 제한에 오히려 술을 빨리 마시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집합제한명령으로 문을 닫은 클럽 인근 헌팅포차에는 화려한 미러볼 속 인파로 가득 찼다.10시가 조금 넘자 ‘하교하듯’ 젋은 세대들이 거리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귀가 전쟁’도 연출됐다. 택시를 놓칠세라 술에 취한 채 차도로 걸어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되기도 했다. 택시 기사 F씨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귀가하는 시간이 겹쳐지면서 한꺼번에 승객들이 몰린다. 멀리 가는 것보다 단거리를 이용하는 손님이 오히려 반가울 때가 있다”고 했다.정부의 비수도권 영업시간 제한 조치 완화 방침에 따라 대구시는 8일부터 식당과 카페 등 일부 업종 운영시간을 밤 9시에서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한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여전히 금지된다. 해당 업종은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 실내스탠딩공연장, 파티룸,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단체룸) 등이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내려진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