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7일 만나 단일화에 대해 "큰 틀에서 빨리 합의를 이뤄나가고, 사소한 것으로 실랑이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8일 밝혔다.
오 전 시장과 안 대표는 전날 서울 강남 모처에서 오후 8시께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안 대표는 "한 시간 반 정도 맥주를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전반적인 생각 방향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다"며 "여러 이야기들이 합의가 잘 안되면 당이 나설 것이 아니라, 후보들이 나서서 풀자는 이야기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8~19일 단일 후보 등록을 하려면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여론조사를 위해서도 안심번호 준비 등 기간이 일주일 정도 필요하다"며 "오늘 내일부터 실무팀을 가동해서 결정 안 하면 후보등록일에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실무팀 가동 안 되면 단일 후보 등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실무팀에 대해서는 "저희는 완료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1월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해, 미리 실무 협의를 진행해 각 당 후보가 선출되는 대로 바로 단일 후보 선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고 계속 말했었다"며 "국민의힘에서 시간을 지연시키지 말고 빠른 협상을 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 오 전 시장의 지지도가 안 대표와 비등할 정도로 상승한 데 대해서는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제 (후보) 대상이 좁혀지지 않았나. 후보가 여당 두 명 야당 두 명 있으니,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면 야권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솔직히 말해서 어제 (안 대표와) 만나 꽤 장시간 말씀을 나눴다"며 "합의한 건 아직 없고, 허심탄회하게 일단 한번 보자고 해 만남이 성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적인 믿음이 바탕이 되지 않고는 어떤 단일화도 사실 의미가 없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허심탄회하게 왜 정치를 하느냐부터 시작해 정치 전반에 대해 기본적인 말씀을 많이 나눴다. 맥주 한 잔 먹고"라며 "그래서 정말 이 분과 한 번 해볼만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의 실무적 이야기들은 거의 나누지 않았다"며 "2번이냐 4번이냐 말들이 많고 경쟁력이냐 적합도 조사냐 말이 많다. 일종의 수싸움인데 우린 그런 데 휩쓸리지 말자, 그런 건 실무팀에 맡겨놓으면 족하다, 큰 줄기만 잡아주면 단일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협상팀도 전날인 7일 구성됐다고 밝혔다. 그는 "당에서도 참여하고 저희 캠프에서도 참여해서 세 분으로 이미 구성이 됐고, 최대한 빨리 협상에 임하자는 큰 틀에서 원칙은 당 내 협의가 됐다"고 했다. 실무 협상의 데드라인은 후보 등록기간 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