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문제를 두고 원색적인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단일화 과정 속에서 후보들 간 일정한 토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기피하는 속셈이란 것은 이뤄질 수 없다”며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토론 문제를 다시 거론하며 “토론도 안 하겠다, 토론도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장 노릇 할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미국에서 나이를 먹은 바이든이나 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도 스탠딩 토론을 하는데, (안 대표가) 스탠딩 토론도 못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야권 단일화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강조해 온 만큼,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오 후보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야권에서 오세훈 후보든 안철수 대표든 단일 후보로 나오더라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긴다는 여론조사까지 더해지면서 원내 102석을 가지고 있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으로서는 쉽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이에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라면서 “저는 단일화 일정에 맞춰 토론을 하자고 했을 뿐, 토론을 피한 사실이 없다. 토론을 오전, 오후 하루에 2번씩 해도 좋다고 했다”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았다.
안 대표는 “어디서 엉뚱한 소리를 듣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는지, 도대체 그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야권 단일화 상대에게는 서로 존중하는 것이 단일화 취지에도 맞고 양쪽 지지층을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상식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그런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