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발언에 대해 이중 잣대 미국산 앵무새 철면피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 관계에 대해 “3년 전 따뜻한 봄날은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시작으로 다섯 번째 대미·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하면서 향후 북미, 남북 관계가 대화보다는 대결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미사일 관련 발언을 두고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크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김 부부장은 미사일 발사를 "당당한 우리의 자주권에 속하는 국방력 강화 조치"라고 주장하고, 한국 미사일 현무-4 발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우려를 자아내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미사일 발사는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움직임과 문 대통령 발언을 이중 잣대라고 반박하고 있다.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7일 담화에서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가 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시한 국방과학 정책 목표들을 관철해 나가는데서 거친 하나의 공정으로서 주권국가의 당당한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조철수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도 미사일 발사 관련 안보리 움직임에 대한 비판 담화에서 미사일 발사를 자위권으로 언급하고 “침해하려는 시도는 기필코 상응한 대응 조치를 유발시키게 될 것”고 했다.
이처럼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대남·대미 담화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당분간 대화보다는 대결 분위기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세를 지켜보면서 도발 수위를 상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정대진 아주대 아주통일연구소 교수는 “미국에게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올 때까지 대화 재개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우리 정부에는 현재 대화 의사가 없음을 직접적으로 다시 한 번 전달한 것”이라고 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8차 당대회를 통해 공포한 국방과학정책을 관철해나가는데서 중요한 공정을 지속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라며 향후 무력시위, 대남 공세 강화 가능성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