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전달률을 높여 뇌종양 환자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신영민·유승은 교수, 백세움 연구원(박사 과정) 연구팀은 뇌종양 약물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고안해 실제 효능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터리얼즈(IF 9.933)’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체 뇌종양의 15%를 차지하는 교모세포종은 뇌 속 교세포에 종양이 발생하는 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종양 악성도에 따라 나눈 4개의 등급에서 최악인 4등급에 속할 정도로 치료가 어렵다. 수술·방사선·약물 등의 치료 방법이 있지만 교모세포종은 약물 내성이 강하다. 세포 분열로 종양 내부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항암제 저항성을 갖는 유전자가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교모세포종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산소 방출형 마이크로파티클(크기가 0.1~100 마이크로미터에 이르는 미세 입자)을 만들었다. 종양 표면에 마이크로파티클과 함께 소량의 과산화수소를 투여하면 화학 반응이 나타나 충분한 산소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연구팀은 실제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교모세포종을 그대로 재현한 스페로이드를 만들었다. 스페로이드란 단일세포들이 수십개 이상 모여 3차원 구 형태를 이룬 집합체다. 스페로이드를 산소 방출형 마이크로파티클로 처리한 결과, 처리 안한 스페로이드에 비해 종양이 퍼지는 정도를 가리키는 침윤성이 58%나 낮았다. 약물 반응성은 32% 증가했다. 또 산소가 충분한 교모세포종과 그렇지 않은 교모세포종 스페로이드를 3D 칩으로 제작해 마우스에 각각 이식했다. 산소가 충분한 모델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종양 성장 속도가 57% 느렸고 약물 반응성을 19% 높았다. 성학준 교수는 “이번 스페로이드는 동물 실험에서도 활용 가능해 약물 반응을 테스트하는 등 교모세포종 정복을 위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교모세포종 외에 종양 환경을 재현한 플랫폼 개발을 이어가 난치성 질환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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