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주 초등지회는 9일 “보건·사서 교사의 일방적 인사를 시정하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경주 외곽의 한 초등학교 A교사가 지난 3년간 포항에서 통근했다. A교사는 점수도 높았고 근무 기간도 충분하다고 판단해 포항과 가까운 강동초등학교로 전보를 희망했다.
하지만 경주교육지원청은 희망근무지 신청을 받고도 강동초를 미임용 학교로 우선 배정했다. 포항과 경계에 있어 기간제 교사를 구하기 쉽다는 이유다.
현재 강동초에는 기간제 보건교사가 지난해 9월부터 이달 말까지 근무 중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사 인사는 점수제를 적용하고, 또 기존 교사를 희망근무지로 우선 배정해 왔다”면서 “희망자가 없을 때 미임용 기간을 배정하는 것이 관례인데,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 인사행정은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교사가 왕복 100km를 넘는 거리를 계속 다니는 불이익을 받는 것은 수급문제의 책임을 현장에 떠넘기는 결과”라며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권위주의적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 사서교사 B씨도 전보를 희망했으나 2년간 근무한 황성동의 한 학교에서 유임됐다.
지역에 6명뿐인 사서교사의 경우 20학급 이상 학교에만 배정된다. 또 배정 후 최소 2년이 지나야 다른 사서교사를 요청할 수 있는 것이 관례로 알려졌다.
전교조 관계자는 “규정을 무시한 자의적 인사는 학교 현장에서 열과 성을 다하는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처사”라며 “교육청 마음대로 하겠다는 선포에 다름없는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경주교육청 관계자는 “보건교사의 경우 강동초에 배정하면 울산과 인접한 양남 나산초에 기간제를 뽑아야 하는 어려움이 따라 미임용 기간제를 어디로 정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수급하지 못할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 시기 학생들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서교사는 학생이 1300명이 넘어가는 데서 줄어드는 학교로 전보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교사들에게 불이익을 주고자 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