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회 신속항원검사를 하라는 건 부담스럽네요. 교사들과 학부모는 전혀 생각 안 하는 것 아닌가요?”
연일 9만명 이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교육부가 정상 등교를 위해 학생들의 주 2회 선제검사를 권고하자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교육부는 무증상 감염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오미크론 대응 학교 방역 추가 지원 사항’을 발표하며 3월 2주차(7~11일)부터 전국 유·초·중·고교에 주 2회 신속항원검사(RAT) 선제검사를 권고했다.
주 2회 선제검사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임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들은 ‘눈치 게임 아니냐’며 볼멘소리다.
중학생 자녀를 둔 이모(48·여)씨는 “혹시나 내 자녀만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았을 때 아이가 눈치를 볼까 걱정된다”며 “100% 정확하지 않다고 하는데도 꼭 해야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최모(41·여)씨는 “검사가 권고사항이라고는 하지만 혹시나 다른 학부모들에게 미움을 받을까 걱정되긴 한다”면서 “자녀가 어려 검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생들의 불만도 크다. 결국 ‘강제 아니냐’는 학생들이 적잖다.
중학생 임모(14)군은 “뉴스에서는 사용법을 지켜서 하는데 부모가 늦게 들어올 경우 혼자서 대충해도 되는 것이냐”며 “하고 싶지 않지만 다들 하면 대충이라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등학생 김모(18)양은 “강제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꼭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앱을 통해 학교와 결과를 공유해야 하는데 괜히 혼자서만 안 했다가 눈총받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교사들은 역학조사에 이어 주 2회 선제검사까지 학교에 맡긴다면 업무가 지나치게 많아진다고 호소한다.
교사 A씨는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검사 결과, 역학조사 등을 다 맡아 해야 한다”며 “수업이 아닌 코로나19 관련 행정업무에 더 집중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특히 “3월은 새 학기 시작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통지해야 할 것들이 많다”며 “신속항원검사 키트 배분, 검사 결과 보고 등을 다 학교에서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 B씨는 “권고사항이라고는 하지만 검사율이 낮게 나와도 진짜 괜찮은 건지 싶다”며 “저학년의 경우 검사하기가 쉽지 않은데 학부모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교육부가 과도하게 학교에 방역업무를 맡기는 것 같다”며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방역업무를 다 도맡아 하기에는 업무부담이 심하다”고도 했다.
앞서 교육부는 16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매주 2회 신속항원검사 키트 선제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다음 주부터 총 6주 동안 사용할 자가검사키트 6050만개를 확보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선제검사는 바쁜 아침 시간대를 고려해 수요일과 일요일 저녁에 가정에서 하며 구체적인 일정 등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자가진단 앱을 통해 학교로 공유하고 결과가 양성이면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