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위험 가계대출 연체율이 타 지역을 상회하는 대구경북 지역은 연체율을 낮추고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금융여건 변화에 따른 대구경북지역 가계대출 잠재리스크 점검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7년말 이후 상승 전환하며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등 차주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증대했다.
가계대출은 신용점수 840점 이상 고신용층 중심으로 증가해 외견상 가계대출 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대출금리 상승 등 거시경제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연체차주 등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필요성과 가계대출 차주 중 여건 변화에 취약한 부실위험 가계대출을 정의하고 이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잠재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차주는 돈을 빌려 쓴 사람을 일컬으며 고위험대출차주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또는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카드대출 2건 이상 보유자, 2억원 이상 상호금융 대출보유자, 다중 채무자 등을 말한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등급(신용점수 664점 이하) 차주며 연체차주는 원리금 30일 이상 연체중인 차주다.
2021년 6월말 기준 대구경북지역의 부실위험 차주 수는 23만1000명으로 전체 가계차주 170만9000명 중 13.5%를 차지했다. 고위험대출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위험 가계대출 잔액은 2017년말 38조6000억원에서 2021년 6월말 41조5000억원으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부실위험 차주 1인당 가계대출 잔액의 경우 2014년말 1억2100만원에서 2021년 6월말 1억8000만원으로 전국 평균을 지속적으로 상회 중이다. 연체차주의 1인당 대출 잔액도 대체로 증가 추세를 보이며 대구·경북 모두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대구경북지역 고위험대출차주의 경우 신용협동기구 대출이 대구는 69.1%, 경북은 8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구지역 연체차주의 신용협동기구 대출비중은 53.4%로 여타지역에서의 비중을 크게 상회했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대구지역은 대체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광역시 대비 높은 반면 경북지역은 주택외담보대출 비중이 높았다.
대구경북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은 고위험대출차주를 중심으로 2017년말 이후 상승 추세였다. 연체율 상승은 부실위엄 차주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금융기관 대출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악화돼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부실위험 차주의 소득대비 가계대출 비율(Loan to Income Ratio·LTI)과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DSR)이 대구·경북 모두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레버리지를 유지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추가 차입이 제한되는 가운데 DSR 충족을 위한 대출 일부상환,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 대구경북지역 부실위험 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이 누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부실위험 차주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 비중은 기관에 대한 높은 접근성 등으로 광역시 및 9개도 평균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부실위험 차주의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차입의존도가 높아 이자 상환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에 따른 대부업자의 영업축소, 정책 서민금융 상품 이용 확대 등으로 대부업 대출 비중이 꾸준히 감소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대구지역은 여타지역 대비 높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2021년 6월말 기준 37.7%로 집계되며 광역시 평균 36.3% 대비 소폭 높았다. 경북은 낮은 주택담보가치, 높은 자영업자 대출 비중 등으로 주택외 담보대출 비중이 58.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동산 등 자산가격 변동은 부실위험 차주의 담보가치 하락, 유동성 확보 어려움 등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소비구조 변화 등 지역 경제성장 및 가계소득이 빠르게 개선되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비대면 중심 소비구조 변화가 GRDP 내 대면서비스업종 비중이 높은 대구지역 가계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충격이 지역 실물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계속되면서 지역 가계의 소득회복이 지연되고 채무상환 능력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대출금리 상승,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등 향후 금융여건 변화로 인해 지역 내 부실위험 차주의 가계대출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 관계자는 “금융여건 변화에 따라 지역 내 부실위험 차주의 연체율을 낮추고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계의 대출 증가 속도를 완만하게 유지하는 한편 필요시 부실위험 차주의 고금리 대출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