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기업들의 대출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지역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기업대출의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자금공급 확대, 효율성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대구경북지역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특징 및 산업별 자금배분 평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은 2021년말 기준 90조1000억원으로 2007년말(30조9000억원)에 비해 2.9배 증가했다.
GDRP 대비 예금은행 기업대출 비중은 2020년말 기준 54.9%로 2007년말에 비해 24.4%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수도권 69.6%, 부울경 57.6%, 제주 57.4%에 이은 4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차입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2007년부터 2013년 중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 추세로 전환, 2021년말 92.9%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 강원, 호남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치며 전국 평균(82.4%)을 상회했다.
기업대출을 산업별로 보면 2012년 이후 서비스업 대출 증가율이 제조업을 계속 상회하면서 2018년부터 전산업 기업대출 잔액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조업을 추월했다.
서비스업 50%, 제조업 40.5%, 농림·광업 4.2%, 건설업 2.6%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 내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전자·영상 부품, 1차금속 등 주력 제조업 대출비중 하락 △부동산·임대, 숙박·음식 등 특정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 집중 △산업별 대출 비중과 부가가치 비중 간 괴리 등의 특징을 보였다.
예금은행의 산업별 자금배분 효율성을 자본생산성, 수익성,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평가한 결과 전반적으로 효율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특히 서비스업에 대한 자금배분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의 경우 생산성 측면의 자금배분 효율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고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이 낮은 숙박·음식, 부동산·임대 등에 대출이 확대되는 등 수익성·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자금배분의 비효율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은 생산성이 높은 산업에 대출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수익성·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전기장비·기계장비 등에 대한 자금배분 효율성은 높게, 전자·영상부품은 낮게 나타나는 등 세부산업별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발전을 뒷받침하는 기업대출의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련 대출집중 완화 및 기업대출 효율성 제고 △전통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자금지원 등 노력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대구경북지역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현황 및 특징을 살펴보고 산업별 자금배분의 효율성 평가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금배분의 효율성은 자본생산성, 수익성,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산업별 대출자금 증가율과 측면별 지표 간 관계 분석을 통해 평가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가세가 가파른 비은행기관 기업대출에 대한 분석 강화 등으로 관련 대출의 부실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산업, 벤처기업 등에 대한 대출을 확대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성장동력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