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부모님을 뵙는데 오랜만에 보니 울컥하더라고요.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이렇게 딸 온다고 반찬 해놓고 챙겨 준 거 생각하면 눈물 나옵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에서 만난 이모(48·여)씨가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영상 통화만 하다가 2년 만에 부모를 직접 뵙는다는 이모씨는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에 죄송할 따름이다”며 “오랜만에 뵙는데 흰머리, 주름이 늘어 눈물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고 했다.
동대구역은 고향에서 다시 집으로 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동대구역을 찾은 시민들은 연휴가 끝났다는 아쉬움과 바쁜 일정으로 다음 명절까지 가족들이 모이지 못한다는 쓸쓸함을 뒤로한 채 기차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물을 한아름 안고 왔던 딸의 두 손은 부모가 해 준 반찬들로 가득했다.
승강장에는 자식들을 배웅 나온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기차에 잘 탔는지, 챙겨주지 못한 게 있는지 확인한 후 자녀들을 보냈다.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지 자식, 손주들이 탄 기차가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승강장에 남아 있는 부모들도 있었다.
‘오랜만에 한 번 안아보자’며 아쉬움을 표하는 가족들도 적지 않았다.
류모(78·여)씨는 “딸네 부부와 손주들을 바래다주러 역에 왔다”면서 “또 한동안 못 본다니까 속상하고 다음 명절에도 이렇게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웃을 수 있는 명절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잘 도착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부모에게 전화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최모(36)씨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다 모였다”며 “코로나19가 예전만큼 심각하지 않고 고향도 사실 가까운 편이라 이제 자주 집에 가려고 한다”고 했다.
부모가 싸 준 반찬통을 소중히 안고 가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김모(27·여)씨는 “부모님이 명절 음식, 밑반찬 등을 바리바리 싸줘서 소중히 들고 간다”며 “집에서 오랜만에 푹 쉬다 가는데 이렇게 열심히 음식까지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을 기준으로 승용차를 이용한 주요 도시 간 예상 소요 시간은 대구~서울 4시간21분, 대구~강릉 3시간55분, 대구~광주 2시간20분, 대구~대전 2시간5분, 대구~부산 1시간45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