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가 한반도를 피습한 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여전히 포항지역이 태풍 피해 복구에 시름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중장비의 동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3일 오전 9시께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 골목에 들어서자 역한 냄새가 코끝을 찔러왔다. 음식물쓰레기 또는 썩은 무언가가 오랫동안 방치돼 나는 듯한 냄새였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음에도 역한 냄새에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골목 곳곳에 쓰레기들이 쌓여 있었다. 아예 쓰레기 더미에 막혀 통행이 불가능한 골목도 있었다.
태풍 내습 이후 수일동안 해병대 장병들과 자원봉사자 등이 현장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옮기는 작업을 반복했음에도, 여전히 쓰지 못하게 된 집기구들이 골목마다 가득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대송면에는 지난 5∼6일 453㎜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많은 양의 비로 대송면 제내리에 거주중인 1135가구 2001명 중 90% 이상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제내리에서 빗물에 젖어 더는 쓰지 못하고 버려야 하는 생활 쓰레기만 1만톤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매일 중장비들이 투입돼 이 같은 생활쓰레기들을 치우고 있으나, 수십여 가구에서 쏟아져 나온 침대와 가구 등을 모두 소화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중장비 투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력으로 할 수 있는 복구작업이 어느정도 진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다음 단계인 중장비를 동원해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피해 복구중인 한 공무원은 “해병대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다만 현재 가득 쌓인 쓰레기들을 옮겨 처리할 수 있는 중장비들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