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부족과 공급망 문제로 한해 지구 곳곳에서 기아로 연간 수천만명이 사망하는 상황에 대구의 초·중·고교에서 발생하는 1년치 잔반(음식물쓰레기)이 무려 9300여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유엔식량농업기구와 국제농업개발기금, 세계식량계획 등에 따르면 전 세계 기아 인구가 2015년에는 기준 7억9500만명이고, 기아와 영양실조로 1분에 23명의 어린이가 사망하며, 매년 4000만~6000만명이 죽는다고 한다.
22일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에 따르면 대구지역 초등 231개교, 중등 102개교, 고등 90개교, 특수 8개교 등 총 431개교에서 2020년 514만1973㎏, 2021년 936만3816㎏, 2022년 930만7449㎏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했다.
이는 대구안실련이 학교급식에 따른 초·중·고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 및 일선학교 등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일명 감량기)를 설치하여 운영 중인 곳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학교당 평균 연간 2만1600㎏(2022년 기준)의 매우 많은 양의 음식물쓰레기가 배출되고 있으며 매년 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증가의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 음식물쓰레기 처리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으로, 초·중·고·특수학교를 포함한 학교는 연 1회 음식물쓰레기 발생 및 처리비용 등에 대해서만 관할 교육지원청에 제출하면 되고 감량화 의무 규정조차 없는 상태다.
대구안실련은 결론적으로 학교급식에서 잔반 처리 문제는 개별 학교에 맡겨져 있는 상황이며 환경부나 교육부 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 감량 관련 의지나 정책이 미흡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로는 급식학교 431개교 중 394개교(91.4%)가 미감량 상태로 전량 외부로 위탁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 감량기 설치는 지난 6월말 기준 시 교육청을 비롯, 기관 7곳에 7대가 설치 운영 중이고 학교는 35개교에 47대로 총 42곳에 54대가 시범 설치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돼 설치율은 불과 8.1%이다.
학교별 설치율을 보면 초등학교은 231개교 중 9개교, 중학교 102개교 중 8개학교, 고등학교 90개교 중 18개교, 특수학교는 8개교 중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안실련은 “학교급식 음식물쓰레기 배출량과 처리비용 급증 문제는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강도 높은 음식물쓰레기 감량화 대책 마련은 물론 모든 학교에서 음식물쓰레기 감량기가 설치 운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